한-미 가로지른 '보톡스 균주 전쟁' 새 국면
한-미 가로지른 '보톡스 균주 전쟁' 새 국면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9.07.1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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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C, 엘러간에 포자-메디톡스에 영업비밀 소명 명령
대웅 "자사 유리" vs 메디톡스 "충분히 소명됨 확인"



국내·외를 가로지르는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균주 분쟁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nternational Trade Commission·ITC)와 한국 법정 모두에서 진척을 보이고 있다.



지난 달 대웅제약에 균주 정보 제출 명령을 한 데 이어 최근 엘러간에는 균주 정보를, 메디톡스에는 영업비밀 관련 소명을 명령함으로써 새 국면을 맞은 것이다.



ITC는 지난 9일(현지시간) 메디톡스에 ‘대웅제약이 침해했다고 주장하는 메디톡스의 영업비밀이 무엇인지 밝힐 것’을 명령함과 동시에 엘러간에도 포자·공정 자료 제출을 명령했다.



앞서 메디톡스는 지난 2월 미국 파트너 엘러간과 함께 ITC에 전 직원이 보툴리눔 톡신 균주 및 전체 제조공정 기술문서를 절취해 대웅제약에 제공했다고 제소했다.



1차적으로 ITC는 메디톡스의 손을 들어줘, 지난 5월8일 대웅제약에 톡신 제제 ‘나보타’ 균주 및 관련 서류를 메디톡스가 지정한 전문가에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지금까지 균주 도용을 의심해 소를 제기한 메디톡스 측에서 대웅 혐의를 증명해야 했다면, 이제 대웅제약이 자체적으로 무혐의를 입증해야 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메디톡스는 이달부터 나보타 균주 확인 작업에 착수, 분석 자료가 다음 달까지 ITC에 제출되면 11월 중 정식 재판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ITC가 엘러간에도 보톡스 포자 형성 여부를 검증할 수 있는 자료와 제조 공정 자료를 요구했다. ITC 명령문(Order No. 16)에 따르면 재판부는 배치 기록(batch record), 특성보고서(characterization report), 허가신청서(BLA)를 비롯한 과거부터 현재까지 엘러간의 보톡스 제조 공정을 보여주는 자료와 엘러간의 홀A하이퍼 균주가 포자를 형성하는지에 대한 자료를 포자형성 실험 결과와 함께 이달 15일까지 제출할 것을 명령했다.



대웅제약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또 ITC는 메디톡스에 ‘대웅제약이 침해했다고 주장하는 메디톡스의 영업비밀이 무엇인지’ 명확히 밝힐 것을 명령했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에 영업비밀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요구했고, ITC는 메디톡스의 반대에도 메디톡스가 직접 소명할 것을 지시했다. 즉, 그동안 메디톡스가 주장한 대웅이 균주와 공정기술을 도용해 침해한 했다는 사실에 대해 구체적으로 기술케 한 것이다.



대웅제약은 이번 명령을 자사에 유리한 국면 전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대웅제약이 디스커버리 제도를 통해 요청한 사항을 ITC 재판부가 받아들임으로써 ITC 소송에 유리한 전환점을 맞이했다”며 “대웅제약은 현재 국내 민사 소송에서 진행중인 균주의 포자감정과 함께 미국 ITC 소송을 통해 명백한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달리 메디톡스는 “이번 명령은 ITC 재판부가 메디톡스와 엘러간이 소장에 명시한 영업 비밀 및 침해행위 중 영업비밀에 대해서는 충분히 소명되었음을 확인한 것이며, 침해행위에 대해서는 보완해 제출토록 명령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메디톡스는 전문가와 함께 증거 및 증언 조사 내용을 토대로 대웅제약의 영업비밀 침해에 대한 구체적인 자료를 작성해 16일(미국 현지시간)까지 제출할 것”이라며 “이후 진행되는 재판 과정에서 진실이 규명되어 대웅제약의 불법 행위가 명백히 밝혀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엘러간에 대한 ITC 명령에 대해서는 “엘러간이 결정할 사안으로 우리가 언급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국내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 중인 양사의 민사재판에서는 최근 포자감정이 개시돼 이번 주 중 그 결과가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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