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와 퇴계 이황
매화와 퇴계 이황
  • 김연화 청주시 금천동 주민센터 주무관
  • 승인 2019.06.02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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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화 청주시 금천동 주민센터 주무관
김연화 청주시 금천동 주민센터 주무관

 

지금은 온갖 새들의 노래와 함께 꽃이 만발하는 봄날이다. 이토록 눈과 귀가 즐겁다니! 행복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임을 실감한다.

타는 듯한 가뭄을 만나고 한겨울 모진 추위도 이겨낸 뒤에야 꽃은 비로소 맑은 향기와 고결한 자태로 피어난다. 이 봄, 꽃들에 미안하지 않으려면 우리는 지조를 상징하는 매화를 보며 청렴과 의로움의 말들을 다시 불러내야만 한다. 따라서 공직자의 화두인 청렴에 대해 옛 선비의 정신을 좇아 청렴을 다짐해보고자 한다.

청렴은 공직자에게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관직에 진출한 관료들이 갖춰야 할 기본 덕목으로 청렴을 특히 중시했으며, 우리나라를 비롯한 유교문화권에서는 깨끗한 공직자를 청백리라 지칭했다.

청백은 청렴결백하다는 말의 약칭으로 가장 이상적인 관료의 미덕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조선시대에 특별히 국가에 의해 선발돼 청백리 안에 이름이 올랐던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예로부터 중요시해왔던 청렴은 지금도, 다가올 미래에도 공직자에게 가장 기본적인 의무요, 경쟁력을 판단하는 주된 자료가 될 것이다.

매화를 비롯해 난초, 국화, 대나무 등 사군자는 선비의 품격을 상징한다. 재물과 부귀 권세 앞에서 올곧은 신념을 바꾸지 않는 사람에게 우리는 매화와 대나무의 꽃말을 헌정한다. 그중에서도 매화는 조선시대 대표적인 청백리로 꼽히는 퇴계 이황이 아끼고 사랑했던 청렴의 상징이다.

퇴계 이황은 자신의 저서인 `퇴계집'에서 매화를 `매형(梅兄)', `매군(梅君)'이라고 부를 정도로 섬겼으며, 죽기 전 `저 매형에게 물을 주어라'라는 유언을 남길 만큼 나라의 안녕과 백성을 위해야 하는 사대부들의 정신으로 여겼다.

`매화는 춥더라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라는 말은 퇴계가 매화를 가장 좋아하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이 문장의 뜻을 통해 퇴계는 한평생 선비로서의 기개와 청빈을 지켜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퇴계 이황은 평생 청렴결백한 삶을 살았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남의 물건을 욕심내지 않고 손대지 않았다. 부족함을 불평하지 않고 편안하게 여겼다. 부귀영화는 뜬구름 보듯 했다.

그런 퇴계가 서울에서 세 들어 살 때의 이야기다. 하루는 이웃집 밤나무 가지가 담장을 넘어왔다. 밤이 익어 마당으로 떨어지자 퇴계는 손수 그것을 주워 이웃집으로 던졌다고 한다. 혹시 집안사람들이 밤을 주워 먹을까 걱정해서였다. 지방에 머물 때도 마찬가지였다. 단양군수 시절, 관기였던 두향이 선물로 준 매화를 처음에는 뇌물이라 생각해 받지 않았다고 한다. 1552년(명종 7) 청백리로 녹선됐다.

이처럼 공직자는 사소한 것이라도 남의 것이라면 욕심을 부리지 않아야 한다. 가난을 상징하지만 결코 초라하지 않은 매화를 생각하며 늘 청렴한 정신을 마음에 품었던 위 선조들처럼 역사에 살아 숨 쉬는 청백리 정신에 대해 다시 한 번 되새겨 보고 청렴에 한 발자국 더 나가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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