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 너머
아름다움 너머
  • 류충옥 수필가·청주 성화초 행정실장
  • 승인 2019.05.12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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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가는대로 붓가는대로
류충옥 수필가·청주 성화초 행정실장
류충옥 수필가·청주 성화초 행정실장

 

연둣빛 잎새 위로 햇빛이 비치고 시원한 바람결에 실려 오는 아카시아 향기가 행복으로 스며드는 5월이다. 그나마 미세먼지가 없는 날이라 아카시아 꽃향기에 간신히 취해 볼 수 있다.

미세먼지의 습격 이후 생활방식이 많이 변했다. 교실마다 공기청정기가 들어오고, 매일 날씨 예보와 함께 미세먼지 지수가 실시간 통보된다. 아이들의 바깥 활동도 점점 축소되고 있으나 편리함에 젖은 국민은 편리한 소비 생활이 환경오염과 맞바꾼 대가임을 얼마나 인식하고 있을까?

우리가 버린 쓰레기들이 바다에까지 흘러들어 가 해양오염의 주범이 된 지 오래다. 작년 스페인 남부 무르시아 해변에서 향고래 한 마리가 죽은 채 발견되었는데 뱃속에서 29㎏의 쓰레기가 나왔다. 한 해 동안 7만 톤이 넘는 해양쓰레기를 수거하는데 이중 플라스틱 종류가 70% 이상이라고 한다.

크리스 조던의 `아름다움 너머'라는 전시회에 다녀왔다. 태평양 미드웨이섬에서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은 물고기를 잡아먹고 죽어간 앨버트로스를 관찰하고 뱃속 사진을 찍어 전시하고 다큐멘터리영화를 만들었는데 가히 충격적이었다. 거대한 날개로 6일 동안 한 번의 날갯짓도 없이 날 수 있고 두 달 안에 지구를 한 바퀴 도는 세상에서 가장 멀리, 가장 높이 나는 새.

이런 새가 우리가 버린 쓰레기로 인하여 죽어가는 모습을 알리고 환경오염의 적폐를 사회에 보여 준 것이다.

크리스 조던은 또 전 세계에서 10초마다 소비되는 비닐봉지의 추정 숫자 24만 개의 비닐봉지로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작품을 재연하고, 미국에서 소비되는 플라스틱 페트병의 평균 수치인 40만개의 페트병 뚜껑으로 `조르주 피에르 쇠라의 그랑자트섬의 일요일 오후'를 표현했는가 하면, 전 세계 해양 1제곱마일당 떠 있는 플라스틱 조각의 추정치인 5만 개의 라이터로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작품을 재연하는 등 쓰레기를 예술 작품으로 승화하였다.

지금 지구는 죽어가는 앨버트로스처럼 곳곳의 쓰레기에 싸여 신음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비산업적 플라스틱 폐기물 수입 금지를 선언하고, 동남아시아 필리핀에서도 쓰레기 수입 금지를 공표하면서 대한민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쓰레기 대란을 겪고 있다.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고 지구온난화로 날씨가 예측불허로 널뛰기를 해도 스스로 원인을 찾아 대책을 마련할 생각보다는, 당장 나의 편리함 때문에 오히려 자동차를 더 타고 에어컨을 자주 틀며 나 아닌 누군가가 대책 마련을 해 주겠거니 생각하고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요즘은 카페에서도 일회용 컵 사용을 자제하고, 마트에서도 비닐봉지 제공을 금지하고 있다. 종이컵 사용을 억제하기 위하여 연수 등 모임 시 텀블러를 지참하게 하는 등 노력하는 모습이 조금씩 보인다.

그러나 가정과 일상에서 쓰레기 줄이기에 대한 깊은 고민이 없다면 대한민국은 물론이고 지구가 곧 쓰레기 더미에 질식하여 모든 생물이 서서히 파멸할 것이다.

자연의 질서는 모든 것이 순환하므로 우리가 쓰레기를 먹지 않기 위해서는 쓰레기! 될 수 있는 한 최소화하는 것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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