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꽁이 없는' 청주시 맹꽁이 생태문화관
`맹꽁이 없는' 청주시 맹꽁이 생태문화관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9.04.2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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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은 커녕 모형도 없어 … 운영 프로그램도 관련無
두꺼비친구들에 매년 수천만원 보조 … 혈세낭비 지적
위탁 운영 지속 위한 탐방객 부풀리기 의혹도 제기
(사)두꺼비 친구들이 위탁운영하고 있는 청주시 맹꽁이 생태문화관 모습.
(사)두꺼비 친구들이 위탁운영하고 있는 청주시 맹꽁이 생태문화관 모습.

 

청주시가 민간단체에 위탁 운영하고 있는 맹꽁이 생태문화관이 본래의 기능을 다하지 못해 운영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

특히 내용이 부실한 생태문화관 운영에 매년 수천만원의 보조금이 지원되고 있어 예산낭비라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28일 청주시와 두꺼비친구들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청주시 서원구 성화동에 택지를 개발한 뒤 지난 2012년 빈 상가건물과 맹꽁이 서식지를 양서류 생태공원으로 조성해 청주시에 기부채납했다.

시는 이후 사단법인 두꺼비친구들에게 위탁 운영을 맡겨 생태문화관과 생태공원을 도심 속 생태학습장으로 운영하도록 했다.

그러나 맹꽁이 생태문화관은 애초 취지와는 다르게 1층은 도서관, 2층은 교육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또 이 문화관이 운영하고 있는 프로그램도 맹꽁이 생태교육과 별 상관없는 전래놀이, 찾아가는 전래놀이, 와글와글 책놀이터, 자연과 속닥속닥, 초록바라기 등이다.

이처럼 생태문화관이 맹꽁이 실물은 물론 모형조차 없이 운영되면서 본래의 의미가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맹꽁이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보호동식물로 전시를 위해 잡아 키울 수 없는 데다 야행성이어서 낮에는 실물을 보기 힘들다.

그런데도 두꺼비친구들은 직원 2명을 두고 맹꽁이 생태문화관이란 이름으로 건물을 위탁받아 매년 관리 운영비로 보조금 수천만원을 쓰고 있다.

청주의 한 유치원 원장은 “작은 연못에서 올챙이나 소금쟁이를 보긴 했지만 전체적으로 규모가 작았고 맹꽁이 문화관에 맹꽁이가 없어 아이들이 많이 아쉬워했다”고 말했다.

청주시는 두꺼비와 맹꽁이 생태문화관 및 생태공원 운영 관리를 위한 보조금으로 올해 2억7000만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맹꽁이 생태문화관은 탐방객 부풀리기 의혹도 사고 있다.

두꺼비친구들은 생태문화관을 찾은 일반 탐방객과 단체 탐방객 수를 2015년 1만5156명, 2016년 1만2754명, 2017년 1만4111명, 올해 1~3월 3500명이라고 시에 자료를 제출했다.

그러나 올해 탐방객 3500명 중 900명은 생태문화관 관람과는 관련 없이 생태공원에서 일하는 서원시니어클럽 어르신들로 확인됐다.

또 지난 25일 생태문화관 탐방객 명부에는 청주의 A유치원에서 20명의 원생이 다녀간 것으로 기재돼 있었지만 확인 결과 실제 문화관을 찾은 원생은 10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두꺼비친구들이 맹꽁이 생태문화관을 계속 위탁 운영하기 위해 탐방객 수를 부풀린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신경아 두꺼비친구들 사무처장은 “빈 공간에 건물만 위탁받아 시에 모형 같은 게 필요하다고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문화관과 공원을 생태학습장으로 남기기 위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맹꽁이와 관련된 자료를 문화관에 확충하고 결과보고서에 탐방객과 일자리 참여자를 구분해 제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형모기자
lhm043@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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