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자금난 대책 서둘러야
중소기업 자금난 대책 서둘러야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9.01.27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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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이형모 취재총괄팀장(부국장)
이형모 취재총괄팀장(부국장)

 

SK하이닉스 직원들은 올해 즐거운 설 명절을 맞게 됐다.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려 1년 연봉에 버금가는 두둑한 성과급을 받게 됐다. 6000만원의 연봉을 받을 경우 5100만원을 받는다고 하니 `성과급 폭탄'을 맞은 셈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시장 환경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2년 연속 사상 최대 수준의 연간 경영실적을 경신했다. 매출액 40조4451억원, 영업이익 20조8438억원, 순이익 15조5400억원의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 메모리 시장은 데이터 센터와 고성능 모바일 기기를 중심으로 수요가 급증하며 유례없는 호황을 이어간 데 따른 것이다. 하반기 들어 메모리 수요 둔화와 함께 공급부족 상황이 해소되면서 메모리 시장 환경이 급변했는데도 이런 실적을 거뒀다.

대기업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려 즐거운 비명을 지르는 반면 충북의 중소기업의 상황은 우려할만하다. 중소기업 10곳 중 6곳 이상이 설 자금 마련을 걱정하고 있다.

설 상여금을 지급할 예정인 기업은 10곳 중 6곳에 불과하다. 지난해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그나마 기본급의 50% 미만이 업체의 절반이나 된다.

무엇보다 걱정스러운 것은 명절 체감경기다. 기업체의 60% 이상이 경기를 부정적이라고 답해 지난해에 비해 21.9%가 늘었다. 그만큼 중소기업이 느끼는 경기가 좋지 않다는 얘기다.

기업들이 올해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으로 내수부진을 가장 많이 꼽았다. 여기에 최저임금 인상 등에 따른 고용환경 변화도 큰 걱정거리라고 했다.

특히 인건비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다는 기업의 비중이 가장 커 최근 2년간 두자릿수 인상률을 기록한 최저임금이 체감경기를 끌어내리는 요인으로 지적됐다.

부족한 설 자금 마련을 위해 결제를 연기하겠다는 기업 또한 전체 60%를 넘어 그 충격이 다른 업체로 고스란히 전가되는 악순환이 되풀이될 것으로 보인다.

부족한 설 자금을 마련할 대책이 없다는 기업도 26%에 달해 중소기업의 자금난의 심각성이 드러났다.

중소기업의 설 자금난이 지난해와 비교해 나빠진 것은 소비심리 악화와 산업경쟁력 약화 등이 이유로 꼽힌다. 그로 인한 판매부진과 최저임금 인상 부담에 따른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수출과 경기침체도 문제지만 고용이 악화한 것은 우려할만하다.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9만7000명으로 9년 만에 가장 적었다. 고용악화는 1인당 국민총소득(GNI) 3만달러 달성이라는 적지 않은 성과를 퇴색시키는 지표다.

지난해는 어렵사리 목표치를 달성했지만, 올해는 더 어려울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이 지배적이다.

충북 수출을 견인했던 반도체 수출이 4/4분기부터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다. 또한 끝나지 않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과 영국의 브렉시트 논란, 중국의 경기위축 등 외부요인들도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경제상황은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만으로 견인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대기업들의 투자확대가 이뤄져야 고용도 살아나고 침체한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중소기업의 위기 실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지원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중소기업이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갖춰야 충북의 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 기업들이 투자와 기업활동을 활발히 하는 것이 경제활성화의 밑거름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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