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 미세먼지 공습 충북도민 일상도 삼켰다
사상 최악 미세먼지 공습 충북도민 일상도 삼켰다
  • 지역종합
  • 승인 2019.01.15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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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째 주의보 발령 이어져 … 도 비상저감조치 등 시행
포근한 날씨 불구 유원지 한산 - 마트 등 실내도 인적 ↓
목감기 유행 탓 병원 북적 - 배달 음식업은 때아닌 특수
15일 충북지역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청주시가 도심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성안길 지하도 출입구 물청소를 하고 있다. /연지민 기자
15일 충북지역에 초미세먼지 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청주시가 도심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성안길 지하도 출입구 물청소를 하고 있다. /연지민 기자

사상 최악의 미세먼지가 충북을 뒤덮으면서 시민들의 일상생활이 달라지고 있다.

지난 11일부터 4일째 미세먼지 주의보가 충북지역에 발령됐다. 14일에는 청주 등 일부 지역에 사상 첫 경보가 발령되면서 충북도가 비상저감조치를 시행하는 등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특히 충북은 미세먼지 농도가 다른 지역보다 유독 높았다. 실외는 물론 실내까지도 안심할 수 없는 미세먼지 공습에 주민들의 불안감이 증폭되면서 생활패턴에 변화가 오고 있다.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주말 유원지, 유명 산에 인파가 눈에 띄게 줄었다. 극장, 마트 등 실내도 집 밖 출입을 자제하는 탓에 한산한 모습이었다.

미세먼지가 뒤덮은 지난 12~13일 주말과 휴일 속리산, 소백산을 비롯한 유명 산과 청남대, 미동산수목원 등에는 한적했다. 낮 기온이 7~8도까지 올라가는 포근한 날씨에도 미세먼지 탓에 나들이객들이 준 것으로 분석됐다.

청주에 사는 김모씨는 “미동산 수목원의 경우 겨울이라도 날씨가 따뜻하면 주중에도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인데 미세먼지 탓에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초등학교 자녀를 둔 박모씨는 “미세먼지가 심해 아이를 밖에 내보내지 않는 등 나머지 식구들도 되도록 집 밖으로 나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극장가, 대형마트, 백화점 등 실내도 평소보다 손님이 줄어든 모습을 보였다.

청주, 충주, 제천 등지의 재래시장도 한산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청주 재래시장의 과일가게 주인은 “재래시장은 날씨가 안 좋을 때 타격이 크다”며 “미세먼지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자 사람들이 아예 안 나오게 돼 자연스럽게 재래시장 매출이 줄어든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목감기가 유행하면서 동네의원에는 연일 감기환자로 북적였다.

충주에 거주는 이모씨는 “목감기로 1주일 이상 고생을 했는데 며칠 동안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리면서 기관지가 더 악화한 것 같아 병원을 찾았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제천의 정모씨는 “이제 항상 가방에 마스크를 구비해두고 수치가 나쁘다고 하면 바로 쓴다”며 “마스크를 안 쓰면 목이 더 칼칼하고 코가 따끔거린다. 노인들은 젊은 사람들보다 더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숨쉬기 거북할 정도로 공기가 나쁜 날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민의 일상을 대기의 질이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내에만 있을 수밖에 없는 처지를 가리켜 `셀프(Self) 연금'이라고 자조하는 우스갯소리가 온라인상에 넘쳐나고 있다.

청주의 한 카페 운영자는 “미세먼지 수치가 안 좋으면 평소보다 손님이 많이 줄어들어 매출이 확 떨어진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미세먼지는 유통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미세먼지로 인해 배달 음식업이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다. 모바일을 통해 식자재를 구입하고 배달음식을 주문해 먹는 수요가 평소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미세먼지 전용 마스크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미세먼지 마스크'가 대형 포털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고, 온라인 몰에서 지난 14일 하루 판매량이 전 주보다 1300% 증가하는 등 소비자들이 향후 장기화할 공기 질 악화에 대비해 미세먼지 마스크를 대량 구매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젠 미세먼지 탓에 마스크가 필수품이 됐다”며 “공기청정기, 손 세정제 등 관련상품 판매도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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