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논란’ 경찰 간부 전보 뒷말
`갑질 논란’ 경찰 간부 전보 뒷말
  • 하성진 기자
  • 승인 2018.12.06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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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선호도 가장 높은 청주권·충북청내 수평이동
문책성 불구 발령보직 `영전' 성격 … 부정기류 팽배

“문책성 인사가 아닌 되레 `영전'에 가깝죠.”

최근 연이어 불거진 충북 경찰의 `갑질 논란'과 관련 `문제 간부'들의 전보 인사를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6일 충북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A경정을 청주상당서로, B경정을 충북청 모 계장으로 각각 전보했다.

A경정은 부하 직원에게 폭언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그는 지난 3일 청주상당서 과장급으로 전보됐다.

앞서 같은 부서 소속 한 직원은 “A경정이 지난달 사무실에서 부서 직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보고서 작성 문제 등을 두고 폭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사실을 인지한 경찰청 감찰 부서는 A경정 등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충북경찰청 관계자는 “(A경정이) 감찰을 받은 만큼 함께 근무하는 데 문제가 있을 것 같아 자리를 옮기게 했다”며 “부득이하게 인사 조처 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지난 20일 경찰 내부 전산망에는 `충북청 한 간부가 일선 경찰서 경찰관을 상대로 갑질을 한다'는 내용의 폭로 글이 올라왔다. 이 간부는 B경정이다.

도내 한 경찰서 소속 한 간부는 `갑질이란 이름에 분노한다'는 제하의 글을 통해 “B경정이 고압적 자세로 탄력순찰 업무를 지적하면서 `경찰 생활을 몇 년이나 했느냐. 30년이나 했는데 그 모양이냐. 참 무능하다'고 말해 당혹스러웠다”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각종 감사과정에서 고압적이고 권위적인 업무 지적이 잇따랐다”며 “직원에 대한 인신공격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충주경찰서) 강압 감찰 사건 이후 감찰 문화를 바꾸겠다고 했으나 (여전히) 막말을 하는 상급자의 고압적 행동에 너무나 큰 상처를 받았다”고 글을 마쳤다.

논란이 확산하자 경찰청 감찰팀은 충북청을 찾아 당사자 등을 상대로 사실 조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B경정은 공석이었던 충북청의 한 보직을 맡았다.

내부 징계만 이뤄지지 않았을 뿐 A·B경정의 전보 인사는 사실상 문책성이다.

하지만 발령 보직을 보면 영전에 가깝다는 부정적 기류가 팽배하다.

내부 선호도가 가장 높은 청주권 경찰서인 데다 충북청 내에서의 수평 이동인 까닭이다.

관행적으로 지방청 보직은 승진을 앞둔 일선서 소속 간부들이 호시탐탐 노리는 자리이고, 청주권 경찰서도 지방청 근무자가 승진과 함께 `영전'하는 곳이다.

A·B경정의 인사가 관대하다는 성난 푸념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A경정은 내부 화합은 차치하고 대언론 등에 있어서도 수차례 마찰을 빚었던 탓에 청주상당서는 혹여 또다시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속앓이'만 하고 있다.

한 경찰관은 “어찌 됐든 부하 직원을 상대로 고압적 자세를 취했기에 문제가 된 것”이라며 “이들의 발령은 문책이 아닌 오히려 `영전' 성격이라 씁쓸하다”고 전했다.

/하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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