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에 예산 뿌리는 충주시 `도마위'
도로에 예산 뿌리는 충주시 `도마위'
  • 윤원진 기자
  • 승인 2018.08.08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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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대 동원 살수 5~10분이면 물 증발 … 효과 의문
도시숲 미세먼지 저감·열섬방지 도움 “나무에 물 줘야”

충주시가 폭염 등 이상기온으로 인한 피해 예방에 장기적 안목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시는 이상기온이 계속되자 도심 열섬현상 방지를 위해 최근 며칠간 도로 살수를 실시했다.

살수는 10여대의 민간 차량을 투입, 도심 구간 도로에서 이뤄졌다. 예산은 재난기금을 사용해 차량 1대당 50만~60만원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햇빛에 달궈진 도로가 살수 후 5~10분이면 물이 증발되며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런 이유로 현재는 시 소유 살수차량 2대만 운용되고 있다.

반면 도심 내 가로수와 녹지공간에는 물을 주지 않아 대다수 나무들이 화상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요즘 같은 폭염에는 최소 2일에 1번씩은 물을 줘야 나무가 산다는게 조경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도로 위에 뿌린 예산으로 도심에 식재된 나무에 물을 줘야 했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실제 잘 가꿔진 도시숲은 미세먼지 저감은 물론 열섬 방지에 효과적인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가로수의 대표적 수종인 플라타너스 잎 1㎡는 대기 중의 열 664㎉를 흡수하고 이는 하루에 50㎡ 에어컨 8대를 5시간 동안 가동하는 효과와 같다.

충주와 같은 분지 지형인 대구시의 경우에도 지속적으로 나무를 심어 도심 온도를 낮췄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하지만 충주시는 안전을 이유로 45년된 플라타너스 나무 58그루를 잘라내고 식목행사를 한다며 사직산에 있던 나무 1200여그루를 벌목했다.

여기에 체계적 수목관리는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 유지보수비를 업체에게 주지 않고 책임만 전가하고 있다는 논란도 제기됐다.

시민 A씨(49·지현동)는 “도로 살수가 일시적으로 시원할 수 있으나 나무 그늘만 못한 건 사실”이라면서 “나무만 잘 가꿔도 살기 좋은 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충주 윤원진기자
blueseeking@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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