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진화 이젠 `말하는 소화기'로
화재 진화 이젠 `말하는 소화기'로
  • 조준영 기자
  • 승인 2018.07.08 2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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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창시장 상인 5분만에 진화
신속한 대응 `음성장치' 한몫
소화기 사용 경험 비율 저조
남녀 각각 49.3·9.2% 불과
손쉽게 사용 장점 보급률 ↑
지난 5일 오후 7시30분쯤 청주시 서원구 사창동 사창시장 통로에 세워져 있던 전동 오토바이에서 불이 났다. 불은 시장 상인이 소화기를 이용, 신속하게 진화한덕에 초기에 꺼졌다. /청주 서부소방서 제공
지난 5일 오후 7시30분쯤 청주시 서원구 사창동 사창시장 통로에 세워져 있던 전동 오토바이에서 불이 났다. 불은 시장 상인이 소화기를 이용, 신속하게 진화한덕에 초기에 꺼졌다. /청주 서부소방서 제공

 

“손잡이를 움켜쥐고 분말을 쏘세요.”

화재 발생 시 가장 중요한 과정은 무엇일까. 제일 첫 번째로 손꼽히는 건 바로 초기대응이다.

한 번 번지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불의 특성상 초기 진화 성패가 피해 정도를 결정하는 가늠자가 된다.

지난 5일 오후 7시 30분쯤 청주시 서원구 사창시장. 인적이 드문 저녁 시간대 시장 한 구석에서 불꽃이 피어올랐다.

발화원은 통로 한편에 세워져 있던 전동 오토바이로 주변엔 폐지를 모아 쌓아둔 창고가 자리해 있었다. 대형시장 화재가 우려되던 그때, 우연히 불을 목격한 한 시장 상인이 상가 사이사이에 비치돼 있던 소화기를 찾아들고 현장으로 달려왔다.

상인은 곧 능숙한 손놀림으로 소화기를 다루기 시작했다. 소화기에서 새하얀 분말이 쏟아지자 기세를 더해가던 불꽃은 점차 힘을 잃어갔다. 단 5분. 신고를 받은 119가 현장에 도착했을 시점엔 불은 모두 꺼진 상태였다.

소방 관계자는 “초기 진화가 잘 이뤄져 큰불로 번지지 않았다”며 “발 빠른 대처가 없었다면 대형 인명·재산피해가 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올바른 소화기 사용이 대형 화재를 막아낸 셈이다.

이처럼 초기 화재현장에서 소화기는 없어선 안 될 필수품 중 하나다. 하지만 소화기 사용법을 모르거나 아예 만져본 적도 없는 경우가 상당수다.

심각성은 수치로 나타난다. 경기도 가족여성연구원의 2015년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소화기 사용법을 안다고 답한 비율은 남성 40.2%(전체 229명), 여성 8.5%(〃 305명)에 불과했다. 소화기 사용 경험 비율은 남녀 각각 49.3%, 9.2%에 그쳤다.

사창시장에서 난 불을 끈 상인도 실제 화재현장에서 소화기를 사용해 본 경험은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 그가 소화기를 능숙하게 다룰 수 있었던 데에는 작은 `음성장치'가 한몫했다.

이 음성장치가 달린 소화기를 일컬어 `말하는 소화기'라 한다.

말하는 소화기는 일정 각도(15°)로 기울어지면 자동으로 사용법을 안내한다. `안전핀을 뽑으세요', `노즐을 잡고 불 쪽을 향하세요', `손잡이를 움켜쥐고 분말을 쏘세요'. 안내 음성에 따라 명칭이 기재된 각 부위를 다루기만 하면 소화기 분말이 나온다. 비상상황 시 누구나 손쉽게 소화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 덕에 현장 보급률이 가파르게 늘고 있다.

/조준영기자
reason@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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