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雨는 봄' … 파종시기 놓칠라 한걱정
`雨는 봄' … 파종시기 놓칠라 한걱정
  • 석재동 기자
  • 승인 2018.03.2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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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지역 잦은 비 … 밭갈이도 못해 영농 준비 차질
▲ 잦은 비에 밭이 흥건히 젖어 있다.

매년 `단비'로 환영받던 봄비가 올해에는 봄 농사를 망치는 `쓸데없는 비'로 전락했다.

올해 봄이 시작됨과 동시에 연일 내리는 비로 봄 농사 준비에 비상이 걸렸다.

감자, 브로콜리 등 봄철 밭작물 파종 준비를 해야 하는 요즘 충북지역 농민들은 사흘이 멀다 하고 내리는 비에 밭을 갈거나, 비료를 뿌리는 기초 영농작업에 차질을 빚고 있다.

통상 봄철 밭은 맑은 날씨가 이어져야 겨우내 언 땅이 녹고, 적당히 말라야만 농기계로 밭을 갈고 로터리를 칠 수 있다. 로터리는 간 논이나 밭을 판판하게 고르는 일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비료도 뿌린다. 그다음 순서가 이랑과 고랑을 만들어 작물을 파종하는 본격적인 영농이다.

하지만 이달 들어 수시로 내린 비로 인해 많은 물기를 머금은 상당수 밭은 트랙터 등 농기계가 작업할 수 없을 정도로 질척거린다는 게 농민들의 하소연이다.

보편적으로 봄 감자는 3월쯤 씨감자를 심고 장마 직전인 6월 무렵 수확하지만 올해는 밭갈이에도 나서지 못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괴산군 괴산읍에서 비닐하우스와 노지 모두에서 브로콜리 농사를 준비하고 있는 어모씨(여·54)는 “지금이면 한창 밭을 갈고 로터리를 쳐야 하는데 땅이 질어 며칠째 하늘만 쳐다보고 있다”며 “비가 계속 내리는 상황이 당분간 이어지면 자칫 파종시기를 놓쳐 생산량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올해 3월 충북 도내 평균 강수량은 90.9㎜로 2015년 42.1㎜, 2016년 34.4㎜, 2017년 20.3㎜에 비해 2~4.5배 많았다. 올해 강수량은 지난 1일부터 21일까지만 집계된 것이어서 이달 말이 되면 실제 강수량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많은 강수량도 농민들의 시름을 깊게 하고 있지만, 더 큰 문제는 비가 내리는 빈도수다. 이달 들어 도내에는 일주일에 최소 한 차례이상 비가 내리고 있다. 땅이 마를 틈이 없는 상황인 것이다. 게다가 21일과 22일에는 눈까지 내리는 저온현상으로 함부로 파종할 수도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청주시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가장 큰 문제는 잦은 비”라며 “통상 밭은 3~4일 이상 맑은 날씨가 이어져야 밭을 갈고, 파종할 수가 있는데 올해는 2~3일 단위로 비가 와 그럴 틈이 없다”고 말했다.

/석재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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