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화재 수사 소방 지휘라인 정조준
조사단 “지휘관 전체 상황 장악 소홀”
제천화재 수사 소방 지휘라인 정조준
조사단 “지휘관 전체 상황 장악 소홀”
  • 이준희·조준영기자
  • 승인 2018.02.01 20: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찰청, 이상민 전 소방서장 오늘 참고인 신분 소환

여성 사우나 인명구조 지시 대응 부분 등 조사 계획

29명이 숨진 제천 노블&휘트니스 스파 화재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이 소방당국 현장 지휘라인을 정조준하고 나섰다. 전방위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화재 당시 현장 출동소방관들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된 터여서 경찰의 수사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주목된다.

충북지방경찰청 수사본부는 2일 오후 2시 이상민 전 제천소방서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 전 서장이 초동 대응을 비롯해 화재 진압, 인명구조 활동 지시를 적절히 했는지 살펴볼 예정이다. 가장 많은 희생자(20명)가 나온 2층 여성 사우나에 대한 대응 부분도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참고인 조사를 통해 화재 당시 현장 지휘체계 과실 여부 등을 조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앞서 소방청은 지난 11일 지휘책임과 대응부실, 상황관리 소홀 책임을 물어 이일 충북도 소방본부장을 직위해제하고, 이 전 서장과 김익수 119상황실장, 김종휘 지휘조사팀장에 대해 중징계 요구했다. 충북도는 이 요구를 받아들여 이 전 서장 등 2명에게 직위해제 처분을 내렸다.

소방합동조사단은 인명 피해를 키운 원인 중 하나로 `대응 소방력의 부족'을 꼽았다.

합조단 조사결과에 따르면 현장지휘관들의 역량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전 소방서장은 현장 도착 초기부터 2층 내부에 요구조자가 많은 사실을 알고도 화재 진압 후 주계단 쪽으로 진입하겠다는 최초 전술 계획을 변경하지 않았다. 또 가장 일반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비상구를 통한 진입, 유리창 파괴 등을 지시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단은 “소방서장 지시가 있기 전까지 구조대가 2층에 요구조자가 많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지 못한 것이 진입 지연의 주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지휘관으로서 전체 상황 장악에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지휘조사팀장도 2층 여성사우나와 관련해 특별한 지휘조치를 하지 않았다. 1층 주차장 차량화재 진압, LPG탱크 폭발방지, 3·9층 요구조자 구조 등 눈앞에 노출된 위험과 구조상황에만 집중해 건물 뒤편 비상구 유무와 상태를 알지 못했다.

이로 인해 구조대는 현장에 도착해 3층에 매달린 1명을 구조한 뒤 지하 인명 검색에 나섰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참고인 조사와 합조단 조사결과 등을 바탕으로 소방 지휘라인의 과실 여부를 따져볼 예정이다. 과실이 드러날 경우 법리 검토를 거쳐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제천 이준희·조준영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