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은 무엇인가
이 인 선 <논설위원 민주노동당 사무처장>지난 6일은 A대학 합격자발표일이었다. 주변에서도 합격여부소식에 희비가 엇갈리는 날이었다.
가까운 지인중에 대학입학을 하게 된 분이 있다. 학창시절에는 가정형편상 일찌감치 대학진학은 접고 고교졸업후 금속기계공장에 취업한 이 청년은 군복무기간을 빼고 15년 동안을 금속노동자로 생산현장에서 제 역할을 다했다. 뒤늦게 대학에 원서를 내고, 지난 연말부터 불합격할까봐 마음졸이던 이 청년을 보았을 때 '요즘 돈만 있으면 다가는 대학인데…' 하며, 자칫 폄하하는 세태가 부끄러워졌다. 그리고 취업기관으로 변모한 요즘의 대학의 모습이 겹치면서 마음이 복잡해졌다. 인간이 생활하기위한 필수 3요소를 '의·식·주'라고 했지만 이제 '주·의· 교'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주택과 의료 그리고 교육이라는 3대 의제는 한국사회의 최대쟁점이며 사람이 사람답게 살기 위한 필수요건이다.
주택문제는 새삼 강조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다. 다만, 온 나라가 부동산투기열풍에 휩싸이고 정부와 열린우리당, 한나라당이 분양가인하와 반값아파트세일광고를 할 때마다 이 땅의 절반의 사람들은 소외당하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다.
전체가구수의 41.4%가 전·월세를 살고 있고, 68만3000여 가구의 161만 여명이 반지하, 옥상, 판잣집, 동굴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통계청 2005 인구주택 총조사) 충북도민수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인간으로서 존엄을 유지할 수 없는 주거환경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또한, 대전의 시민단체조사에 의하면, 서울지역의 대학 진학자 수가 부동산가격이 높은 지역에서는 1000명당 11.5명인 반면, 집값이 싼 지역은 5.7명으로 부동산 격차가 교육격차까지 직결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 달부터 충북도내의 대학생들이 '등록금인하를 위한 대책위'를 구성하고 학부모가 1인시위에 나서는 등 폭등하는 등록금인상에 항의하고 나섰다. 한국사회에서 대학교육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대학졸업장이 어떤 직장에서 나머지 인생을 보낼 것인지를 결정하고 있기에 교육은 노동이고 민생의제이다. 더구나 등록금 마련을 위해 부모는 논팔고 소파는 정도가 아니라 집팔고 주야,주말로 노동해야 하고 학자금융자대출금을 갚지못해 졸업하자마자 신용불량자가 되어야 하는 젊은이가 20대 신용회복위원회신청자의 13.5%나 되는 현실은 교육이 교육만의 문제가 아니라 노동문제이고 민생문제이다.
학자금융자이자율 7%의 고리라는 데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대부분의 금융권의 일반대출 이자율이 3~5%이고 최저1%의 정책성대출이자에 비교해보면 너무나 높은 이자율이다.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은 등록금문제에 대해 우선 2007년 등록금동결과 국립대 법인화추진 중단할 것, 고리대사채에 버금가는 학자금융자이자율을 낮추기 위해 각 정당들이 학자금융자이자차액 3%국가보전을 위한 긴급예산 약 1000억원을 올해 추경예산으로 합의하자는 것이다. 그리고 지난해 국회에 발의했던 '고등교육법개정안'(등록금조정심의위원회구성등)과 '사립학교법개정안'을 통과시킬 것을 촉구하고 있다. 사립학교법 개정안은 등록금 폭등의 주요원인 중 하나인 적립금총액의 과다누적을 제한하는 것으로 운영수익의 반을 초과하여 적립금을 쌓아두지 말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다. 적립금의 용도는 학교 교육환경 개선등 학생과 교원들을 위한 것이다.
기대와 흥분으로 대학문을 들어서는 노동자신입생에게 진리탐구와 시대이성으로서 대학의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이것이 욕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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