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감사 … 청주시 공무원 피로감 호소
잇단 감사 … 청주시 공무원 피로감 호소
  • 석재동 기자
  • 승인 2017.11.20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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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총리실에 이어 감사원·행정안전부 감사

“내년 사업계획·예산수립 등 바쁜 시기에…” 하소연

일각, 시장 궐위 사태… 공무원 사기 저하 등 비판도
잇단 중앙부처의 감사에 청주시 공무원들이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시장 궐위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은 지방자치단체를 중앙부처에서 더욱 흔들어 놓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14일부터 시청 상설감사장에 감사장을 꾸리고 정부 보조금과 민원 및 사회복지분야를 비롯한 시정전반에 대한 감사를 벌이고 있다. 감사반만 6명이 투입됐다.

20일에도 사회복지분야에 대한 감사를 진행하면서 사회복지법인과 시 본청 및 구청 관계자들을 잇달아 불러들였다. 언제까지 감사가 진행될지는 알려지지 않아 공무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행안부에 앞서 감사원 감사반 2명은 지난 13일 청주시를 찾아 감사를 벌였다. 시의 가축분뇨처리시설 위탁운영자 선정과정에서의 특혜의혹을 집중적으로 확인한 것으로 알려진 감사원은 지난 15일 철수했다.

행안부와 감사원 감사는 지난 9일 이승훈 전 시장이 대법원 선고로 불명예 퇴진하면서 사상 초유의 시장 궐위사태가 빚어진 직후라는 공통점이 있다. 시는 현재 이범석 청주시장 권한대행체제(부시장)로 운영되는 비상상황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무원은 “공무원의 비위행위가 명확하게 인지됐다면 감사에 나서는 게 당연한 일이지만, 이번 행안부와 감사원 감사는 이미 알려진 사안을 확인하는 차원으로 보인다”며 “시장 궐위로 가뜩이나 땅바닥으로 떨어진 청주시청 공무원들의 사기를 더욱 떨어뜨리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청주시는 지난 9월 14일부터 10월 13일까지 한 달간 국무총리실 감찰을 받기도 했다. 인사청탁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감찰에 나섰던 총리실은 잇따른 투서와 제보에 종합감사에 버금가는 고강도 감찰을 벌였다. 수많은 민원이 상존하는 인·허가 부서 관계자들이 줄줄이 감사장을 불려다닌 것으로 전해졌다.

총리실은 지난 2015년 5월에도 청주시 읍·면사무소에 대한 감찰을 벌인 바 있다. 당시 감찰에서는 업무 관련 업체로부터 금품을 수수하는 등의 비위행위를 한 사무관 2명이 적발돼 파면·해임됐다.

총리실에서 한 자치단체장 재임기간 중 두 차례나 감찰에 나선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다.

시 공무원들로선 내년도 사업계획과 예산안 수립으로 바쁜 시기에 중앙부처 세 곳의 감사를 잇따라 받느라 몸이 열 개여도 부족할 정도로 높은 업무 강도에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또 다른 공무원은 “잇단 감사때문에 제대로 업무를 수행하기 어렵다. 감찰도 좋고, 감사도 좋은데 일은 해야할 것 아니냐”면서 “공무원들 사이에선 국무총리실 등 정부부처가 청주시와 인접한 세종시로 내려온 뒤 좋아진 것은 없고, 감사 횟수만 크게 늘었다는 비아냥이 회자되고 있다”고 비꼬았다.

/석재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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