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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살 수 없는 초임 공무원의 값진 경험

열린광장 이소정<청주시 서원구 건설교통과>l승인2017.11.14l수정2017.11.13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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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소정<청주시 서원구 건설교통과>

나는 서원구 건설교통과에 지방토목서기보시보로 지난 2017년 5월 봄부터 새내기 공무원으로 들어와 10월 가을까지 6개월 동안 서원구 건설교통과에서 근무 중인 기혼여성의 초보 공무원이다.

나에게 4계절은 새싹이 자라는 봄, 휴가를 즐길 수 있는 여름, 단풍이 지고 벼가 익는 풍경의 가을 눈사람을 만드는 겨울이었다. 2017년 올해의 4계절은 평소와는 다른 잊을 수 없는 한 해로 기억된다.

구청에서 보내는 동안 풀들이 무성히 자랄 때 하천에서는 병충해나 유해식물들을 제거하고 집중호우가 내리는 여름에는 호우 예보마다 비상근무를 서야 했다.

이어 가을이 다가온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구청 내에는 겨울 제설을 위한 준비가 끝마쳐져 있다. 이 모든 과정들이 임용되기 전까지는 우리 가족을 포함한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공무원 선배님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쓰고 계셨단 사실을 미처 알지 못했다.

그리고 올해 여름 청주를 휩쓸고 간 재해 앞에서 내가 있는 자리의 책임감과 무게감이 크다는 것을 몸소 느꼈다.

특히 지난 2017년 7월 16일 이른 아침부터 내리던 비는 우산을 써도 소용이 없을 정도로 쏟아 내렸고, 단시간 무심천에 흐르던 물은 제방까지 가득 차 흐르고 있었다. 아마 한 시간만 더 폭우가 내리면 무심천 둑이 터진다는 이야기도 주변에서 들렸다.

그날은 400통 넘는 전화가 끊임없이 걸려왔고, 수화기 넘어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양수기 지원을 위해 나간 모충동의 모습은 너무나 처참했다. 길거리에는 물에 잠긴 전자제품과 가구, 옷 들이 놓여 있었고 도로와 인도에 쌓인 흙을 쓸어내는 사람들의 얼굴은 참담한 표정이었다.

이날 청주시를 휩쓸고 간 폭우로 인한 싱크홀, 하수관 막힘 등 피해접수는 8월까지 계속됐다. 침수된 모충동, 수곡동 일원의 비에 휩쓸려 하수관로에 쌓인 토사를 제거하는 준설공사, 서원구 내의 노후된 하수관로 및 빗물받이의 보수공사 등 복구공사에 힘썼다.

여전히 수해를 입은 지역의 주민들은 작은 비에도 불안해하고 있다. 그런 주민들이 안정을 찾고 그분들에게 위로가 되도록 조금 더 귀 기울여 듣고 한발 더 다가서도록 노력했다.

거의 두 달 동안 주말 없이 초과근무를 해야만 했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7살짜리 딸이 있어 가족을 챙겨야 하는 부분을 거의 챙기질 못하고 있는데 신랑이 많이 이해해 주고 도와준 것에 대해 고마움을 느낀다. 그래서 부부인 것 같다.

또한 우리 부서에서는 다가오는 동절기 제설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 이미 염화칼슘, 모래주머니 등을 사두고 제설 취약지 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겨울철 도로안전 사고가 최소화되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말처럼 6개월의 시보 기간은 지금의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던 시간이었으며, 앞으로의 공직 생활에서 돈 주고 할 수 없는 값진 경험을 한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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