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경험자 70.6% "가향담배 때문에 흡연 시작"…'향기 유인효과' 규명
흡연경험자 70.6% "가향담배 때문에 흡연 시작"…'향기 유인효과' 규명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7.09.04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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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톨 등 담배에 인위적인 향을 첨가한 '가향담배'의 흡연 유인 효과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규명됐다.

4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흡연경험자 2669명의 70.6%((1885명)가 처음 담배를 피웠을 때 향기에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지난해 연대 김희진 교수팀이 13~39세 청소년과 청년층 온라인조사패널 906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향담배가 흡연시도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서다.

가향담배로 흡연을 시작한 사람들은 선택 이유로 '향이 마음에 들어서'(47.1%·887명)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신체적 불편함을 없애서 30.3%(572명), 향이 냄새를 없애줘서 23.3%(440명), 제품명과 포장이 흥미를 끌어서 11.9%(225명), 향은 건강 위험이 적다고 해서 2.4%(46명) 등이다.

가향담배가 담배연기의 거칠고 불편한 자극적인 특성을 숨기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이같은 특성 때문에 가향담배가 일반담배보다 흡연시도를 쉽게 하고 흡연을 유지하도록 유인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번 연구에서 가향담배로 흡연을 시작한 사랍은 일반담배에 비해 현재흡연자일 확률이 1.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향담배로 흡연을 시작한 사람은 가향담배를 계속 사용할 확률이 일반담배로 시작하여 가향담배를 사용한 확률에 비해 10.4배 높았다.

또 가향담배를 지속적으로 흡연하는 비율은 69.2%인 반면, 일반 담배를 지속적으로 흡연하는 비율(41.0%) 비해 높았고, 일반담배에서 가향담배로 전환했다는 사람의 비쥴은 32.8%로 집계됐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가향이 담배 맛을 더 좋게 하는 것은 물론 흡연에 대한 거부감을 낮추는 데 큰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향담배는 또 흡연폐해 및 건강경고 인식을 저해하는 역할을 한다고 질병관리본부는 보고 있다.

'가향담배가 건강에 해롭다'는 인식에 대해 '분명히 그렇다'고 답한 사람의 비율은 비흡연자 73.4%, 일반담배 흡연자 54.2%인 데 비해, 가향담배 흡연자 49.9%로 떨어졌다.

보건복지부 임숙영 건강증진과장은 "가향담배의 높은 흡연 유인 효과는 전 세계적으로 이미 입증된 사항"이라며 "국내적으로도 이를 다시 한 번 확인한 데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이번 연구결과를 근거로 내년 가향물질 규제 입법에 나설 예정이다. 현재 기획재정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관계부처와 협의 중이라고 복지부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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