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여름 방심하면 바이러스 번식… 1시간이내 냉장 보관해야
늦여름 방심하면 바이러스 번식… 1시간이내 냉장 보관해야
  • 이현민<건강관리협회 충북·세종지부 내과전문의>
  • 승인 2017.08.27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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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중동
▲ 이현민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요즘같은 시기에는 바이러스, 세균, 기생충 등이 음식물에서 쉽게 번식해 식중독이 발생하기 쉬운 계절이다. 대부분 증상은 경미하며 저절로 호전되나 심하거나 지속할 수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식중독의 원인은 황색포도상구균, 바실루스 세레우스균, 웰치균(클로스트리디움균)의 독소, 노로바이러스, 엔테로바이러스, 로타바이러스와 같은 바이러스, 살모넬라, 이질, 캠필로박터, 비브리오, 예르시니아, 병원성대장균과 같은 세균, 아메바와 같은 원충 감염뿐만 아니라 자연 독소나 화학 물질 등으로 다양하다.

원인균이나 물질에 오염된 음식물이면 무엇이든 식중독을 일으킬 수 있다. 식중독에 걸리면 구역·구토·설사·복통·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원인 식품을 섭취한 후 수 시간에서 며칠 혹은 몇 주 후에도 나타날 수 있다. 드물게 위장 증상 없이 발열 등 전신 증상만 있거나 신경 증상으로 어지럼증이나 감각 이상만 나타나기도 한다. 때로는 위장 증상 이후 콩팥 기능 부전·뇌수막염·관절염·마비 증세가 생기기도 하며 사망할 수도 있다.

원인에 따라 증상이 나타나는 시간이나 양상이 다르기 때문에 섭취한 음식과 증상을 고려해 원인을 추정할 수는 있지만, 증상이 경미하고 회복이 빠르면 추정이 불가능하다.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증상으로는 지속적이고 심한 증상·38도 이상의 발열·수분 섭취 불가능·혈성 설사 등이다. 특히 구토나 설사로 인해 쉽게 탈수가 되는 영·유아 및 어린이나 노인에서는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 대개는 지지요법(염분과 당분이 함유된 수분 섭취, 소량의 저지방 식사, 휴식)으로 충분하다.

그러나 구토나 설사가 심해 물을 마시기조차 어렵다면 정맥 혈관을 통한 수액을 투여해야 한다. 설사를 멎게 하기 위한 지사제나 항생제는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항생제 사용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는 발열이 38도 이상으로 지속하거나 복통이 심하거나 심한 구토나 구역감으로 수분 섭취가 불가능하거나 피가 섞인 설사가 있을 때며 영아·노인·장기 이식자·인공혈관/인공관절 이식자·스테로이드 면역억제제 복용·항암 치료자처럼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경우에는 혈액이나 대변에서 균 배양 검사로 원인균을 파악해 균에 따른 항생제를 선택해 투여함으로써 병의 정도와 기간을 줄일 수 있다.

식중독은 무엇보다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원인을 예측하기 어렵고 전파 경로도 매우 다양해 예방이 쉽지 않다. 이미 식중독이 발생한 환자에서 원인균이 밝혀지는 경우는 5% 정도로 낮고, 독소에 의한 식중독은 음식을 끓여 먹어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영·유아나 고령·임신부·만성 질환을 앓는 사람들·면역 기능을 떨어뜨리는 약을 복용하는 사람들은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특정 예방 조치를 통해 식중독의 원인 식품을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함으로써 식중독 발생을 줄일 수는 있다. 식재료나 음식물을 구입할 때부터 보관·조리·섭취할 때까지 주의할 사항들이 있다. 조리된 식품이 생식 식품 옆에 진열되어 있거나 포장에 흠집이나 구멍이 있거나 뚜껑이 부풀어 오른 제품은 사지 않는 것이 좋다. 육류와 가금류는 보통 냉장 보관하고 48시간 이내 조리하지 않는다면 냉동 보관을 한다. 상하기 쉬운 음식들은 구입 후 1시간 이내에 냉장 보관을 해야 하며, 냉장고 온도는 적정하게 유지해야 한다(냉장 0~4℃, 냉동-18℃ 이하). 보관할 때는 육류나 어패류의 즙이 다른 음식물에 닿지 않도록 플라스틱 백을 사용한다.

남은 음식의 경우에도 2시간 이내에 작은 용기에 나눠서 냉장 보관하되 먹기 전에는 74℃까지 가열해야 한다. 음식을 조리할 때 해동은 냉장고나 전자레인지에서 해야 하며 날 음식을 만진 후에는 비누로 손을 씻고, 날 음식에 사용한 조리 기구는 반드시 씻는다.

이미 조리된 음식은 깨끗하지 않은 조리 기구나 조리되지 않은 식재료의 즙에 닿지 않게 해야 한다. 육류·어패류·달걀 등은 속까지 단단해지도록 충분한 온도로 익힌다. 이와 같이 식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음식물 위생 관리와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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