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 공포 확산
`살충제 계란' 공포 확산
  • 안태희 기자
  • 승인 2017.08.16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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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마트·편의점 등 판매 중단 … 환불 요청도

제빵업계·식당 직격탄 … “문 닫고 놀아야할 판”

주부들 불안·불만 고조 …“당분간 먹지 않을 것”
▲ 16일 충북축산위생연구소 연구원들이 충북도내 산란계 농장에서 수거한 걔란의 잔류 농약 검사를 위한 전처리를 하고 있다.

살충제 계란 파동으로 소비자들의 먹거리 불신이 확산하고 있다. 계란과 관련된 먹거리와 2차 가공식품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충북도와 농산물품질관리원이 도내 산란계 농장 전수조사를 추진 중인 가운데 16일 오후 4시 현재까지 살충제 성분은 검출되지 않았다.

도에 따르면 15~16일 도내 78개 산란계 농장에서 시료를 채취한 도와 농관원은 검사를 완료한 20여개 농가에 대해 살충제 성분 불검출을 의미하는 `적합' 판정을 내렸다.

적합 판정을 받은 산란계 농장은 검사 성적서를 받는 대로 계란을 출하할 수 있다. 검사 대상인 78개 산란계 농장의 닭은 400만여 마리로 하루 계란 생산량은 390만개다.

도와 농관원은 각 농장의 계란 20개를 거둬 검사를 진행 중이다. 도 축산위생연구소는 29개 농가를, 농관원은 49개 농가의 시료를 각각 검사하면서 결과가 나오는 대로 농림축산식품부에 보고하고 있다.

계란 판매 중지에 들어간 지역 대형마트 3사와 편의점 등 유통업계, 지역 산란계 사육농가는 검사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검사 결과 안전성이 확인된다 하더라도 소비자들의 신뢰가 땅에 떨어진 상황에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충북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다행히 대규모 소비자 환불 사태 등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계란과 연관이 있는 빵이나 유제품 등 2차 가공식품까지 영향을 받고 있다.

실제로 한 대형마트는 연관 제품의 판매가 하루 사이 5~20%가량 감소했다. 이 마트는 10여 건의 환불요청이 접수됐다. 다른 대형마트도 계란을 철수한 데 이어 관련 제품의 매출 하락에 대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일단 전수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계란 판매를 중단하고 사태추이를 지켜본다는 입장이지만 소비자의 불신이 극에 달해 마땅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양계 사육농가다. 이번 사태가 양계류 전반에 대한 먹거리 불신으로 이어져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계란이 일상 요리에 자주 사용되는 식재료인 만큼 주부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주부들이 주로 활동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우려와 분노의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네이버 아이디 `bo***'은 “오늘 아침에도 계란찜 만들어서 먹었는데 알고 보니 `08'로 시작하는 계란이더라. 홀몸도 아닌 임산부인데 혹시 태아에게 안 좋은 영향을 끼쳤을까 봐 너무 걱정된다”고 가슴을 졸였다.

아이디 `라몬***'도 “7살 딸이 계란을 좋아해서 자주 먹였는데 살충제 계란 보도를 접하니 걱정되고 화가 난다”며 “딸이 가끔 어지럽다고 말했는데 혹시 계란 때문에 그런 거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고 걱정했다.

청주시내 마트에 장을 보러온 주부 김순희씨는 “뉴스를 보고 집에 있는 계란을 살펴보니 살충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경기도 농가 번호인 `08'이 찍혀 있기에 찜찜해서 전부 폐기 처분했다”며 “당분간 계란은 먹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계란을 주로 사용하는 식당들도 고민스럽긴 마찬가지다.

청주의 한 분식집은 계란 대신 어묵을 사용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분식집을 운영하는 이철수씨(59)는 “김밥이나 잔치국수 고명에 계란을 빼달라는 손님이 많아졌다”며 “손님이 싫어하니 계란 대신 어묵으로 대체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안태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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