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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하는 마음자세

낮은자의 목소리 법원<청주 능인정사 주지 스님>l승인2017.05.19l수정2017.05.18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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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원<청주 능인정사 주지 스님>

기도를 하다 보면 여러 가지 고난으로 힘들 때도 있고, 하고 싶을 때도 있지만 정말 하기 싫을 때도 있습니다. 나태한 마음을 다잡고 신심을 고취시킬 수 있는 기도 영험담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옛날 지리산 칠불사 복원불사 이야기입니다. 지리산 칠불사는 6·25 사변 전후로 모두 소실돼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이곳에 통광이라는 스님이 찾아왔습니다. 스님은 칠불사 밑의 범왕리 출신으로 칠불사의 중창을 다짐하며 천일기도를 시작했습니다. 동시에 스님은 `지리산 칠불 복구위원회'를 만들어 여러 곳을 다니며 권선을 했습니다. 그러나 뜻과 같이 복구에 필요한 돈은 모이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쌍계사 주지인 고산 큰스님을 뵙고 자초지종을 말씀드렸더니 큰스님은 호통을 쳤습니다.

“이놈아, 네 생전에는 아무리 해봐야 칠불사를 복원 못 한다. 승려가 승려의 할 일을 해야지 천일기도 한답시고 종이쪽지에 권선문이나 써서 다닌다고 누가 도와주느냐? 밥은 사줄지언정 불사금은 안 준다”

자존심이 상한 통광스님은 며칠 후 휘발유통을 들고 쌍계사 주지실로 찾아가 외쳤습니다.

“스님, 나 좀 봅시다.”

“누고?”

“통광입니다. 스님 보는 앞에서 휘발유를 몸에 붓고 분신자살 할랍니다.”

“죽어라. 너 같은 놈은 죽어도 싸다.”

통광스님이 눈을 부릅뜨고 노려보자, 고산스님은 말을 이었습니다.

“내 말 좀 들어보겠느냐?”

“무엇입니까?”

“이놈아, 칠불은 문수보살의 도량이다. 그 도량에 살면서 문수보살과 같은 큰 어른을 모시고 있으면 내가 불사를 하겠다는 생각보다 어른을 잘 모시겠다는 생각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

“문수보살을 모셔야 할 텐데 법당도 집도 없습니다. 법당도 요사채도 지어야 어른을 잘 모실 텐데 저는 힘이 없습니다”

“죽었다는 각오로 밥도 먹지 말고 잠도 자지 말고 기도해라. 그리 못 하겠다면 라이터를 켜서 기름통에 불을 붙여라. 어차피 죽을 결심하고 휘발유통을 가져 왔으니”

통광스님은 “예”하고 칠불암으로 돌아와 오로지 문수보살님을 잘 모셔야겠다는 마음으로 `문수보살'을 정근했습니다.

7일이 지나 염불삼매에 잠겨 있을 때 노인 한 분이 나타나 열쇠 한 꾸러미를 주며 말했습니다. “이런 어린애한테 밥을 사줄 수야 있나? 이 열쇠들을 줄 테니 네가 알아서 해라.”그 일이 있은 후 칠불의 불사는 저절로 이뤄졌습니다.

권선문을 가지고 가면 누구 할 것 없이 동참했고, 많은 이들이 제 발로 칠불사로 찾아와 불사금을 보시했습니다. 마침내 통광스님은 문수전, 대웅전, 선열당, 벽안당 등을 일신 중창해 대가람을 만들었으며, 유서 깊은 운상원까지 확장 재건했습니다.

이 성취담과 같이 기도의 힘이란 참으로 큰 것입니다. 많은 이들이 기도를 합니다. 하지만 기도 성취를 하는 이도 있고 못하는 이도 있습니다. 기도의 인(因)을, 씨를 심었으면 열매를 거두는 것이 당연한 법인데, 왜 열매를 거두지 못하는 것일까요?

순수한 마음가짐으로 순수한 기도를 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기도의 성취는 삼매에 들 때 이루어집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나의 번뇌, 고집, 의심을 담은 채 기도를 합니다. 그렇게 기도하면 절대로 삼매에 들지 못합니다.

`내가 불사를 한다'가 아니라 `어른을 모시려 한다'이것이 기도의 결과를 완전히 바꾸어 놓습니다.

오랜 세월 참선을 하고 염불을 해도 한 번도 일심불란에 도달하지 못하는 사람이 태반입니다. 입으로는 염불한다고 중얼거리기는 하지만 머릿속은 망상으로 가득 차 있고, 남 기도하는 흉이나 보고, 염주는 들었으나 습관적으로 돌립니다.기도 시에는 욕심을 내려놓고 지극한 마음으로 집중하십시오. 그래야 삼매에 들고 가피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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