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 이어 소방도 `분리발주' 논란 예고
기계 이어 소방도 `분리발주' 논란 예고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7.02.22 20: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북도소방본부, 도의회 상임위와 조례제정 사전 협의

새달 3일 의견수렴 … 종합·전문건설업 갈등 재연 불가피

충북도가 공공 건축물 기계설비 공사에 이어 소방설비 공사도 분리발주를 추진키로 해 종합건설업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22일 충북도의회에 따르면 충북도소방본부는 `소방공사 분리발주 조례' 제정을 추진키로 하고 도의회 해당 상임위원회와 사전 협의를 진행 중이다.

조례는 공공건축물 공사를 발주할 때 소방설비공사를 분리해 발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지난해 제정한 충북도 기계설비 분리발주 조례와 유사하다.

도의회가 의원 발의로 기계설비 분리발주 조례 제정을 추진할 당시 종합건설업계는 “공공 건축물 기계설비 공사를 분리 발주하면 공기 지연, 공사비 증가, 품질저하, 하자책임 전가, 공종 사이의 마찰과 간섭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대했다.

그러나 도의회는 발주자 선택권 보장, 하도급의 문제점 해소 등을 이유로 제정을 강행했고, 도는 같은 해 5월 이를 공포했다.

공공 건축물 기계설비 공사 발주를 분리할 수 있도록 한 조례에 이어 소방설비 분리발주 조례 제정까지 논의되면서 종합·전문건설업계의 갈등이 더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는 도 소방본부가 조례 제정안을 도의회에 제출하기에 앞서 관련 업계의 의견을 수렴할 방침이다.

다음달 3일 건설협회 충북도회와 소방시설협회, 소방본부 관계자들과의 간담회를 각각 열어 이해당사자들의 입장을 청취할 계획이다.

하지만 지난해 기계설비 분리발주 조례 제정 당시 논란이 그대로 재현될 가능성이 크다. 종합건설업계와 소방시설업계도 같은 주장을 반복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소방시설업계는 기계설비업계와 마찬가지로 불공정 하도급 개선, 공사 전문성 제고 등을 내세워 조례 제정에 찬성하고 종합건설업계는 통합 발주의 장점을 주장하며 반대할 태세다.

통합 발주는 건설공사를 통합 수주한 종합건설사가 모든 하자 보수 책임을 부담하지만 분리 발주하면 공정 사이의 접점이 적지 않아 하자 책임 경계가 모호해질 수 있고, 공사기간도 길어진다는 게 종합건설업계의 주장이다.

첨예하지만 설득력있는 각 업계의 논리에도 불구하고 분리발주 조례 제정을 둘러싼 종합·전문건설업계의 갈등은 `밥그릇' 싸움으로 폄훼되기 일쑤다.

도의회 관계자는 “건설협회, 소방시설협회 등과의 간담회에 이어 다음달 22일에는 각계각층 전문가들이 참석하는 공청회도 개최할 계획”이라며 “소방본부가 조례 제정안을 상정한다면, 4월 임시회 때 처리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형모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