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믿을 항체 형성률 97%
못 믿을 항체 형성률 97%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7.02.07 20: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은 구제역 발생 농가 백신 접종 불구 19% 그쳐

일각 “도축장 - 현장검사 큰 차이 … 관리체계 허점”

충북도·정부 백신 접종·관리 소홀 등 추정에 반론
▲ 첨부용.

정부와 지자체의 구제역 항체 형성률 관리 체계에 허점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7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 5일 구제역 발생이 확인된 보은 젖소 농장의 항체 형성률은 19%였고, 발생 농장 인근 젖소 농장 2곳의 항체 형성률도 20~40%에 그쳤다.

도가 공식 발표했던 도내 소 구제역 항체 형성률 97%는 물론 정부가 밝힌 소 항체 형성률 97.5%와도 큰 차이가 있다.

도는 구제역 발생 농장 반경 500m 내 9개 젖소 농가와 3㎞ 내 한우 농가에 대한 추가 항체 검사에 들어갔다. 앞서 도는 6일 보은 젖소 농장 구제역 발생에 대한 브리핑에서 “항체 형성률이 19%에 불과한 것은 주사 방식으로 투입하는 구제역 백신이 소의 몸에 제대로 들어가지 않았거나 농장주가 백신 관리를 소홀히 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번 구제역 발생 가능성을 농가의 백신 관리 소홀이나 접종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그러나 해당 젖소 농장 측은 “정부가 시키는 대로 백신을 접종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젖소는 도축이 드물고 도축 전 항체 검사를 받는 경우 역시 거의 없다. 구제역이 발생한 젖소 농장 역시 항체 형성률이 얼마나 되는지 그동안 측정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도축장에서 도축 직전 혈액 검사로 산출한 항체 형성률과 실제 현장 검사 결과에 큰 차이가 있는 것은 당국의 구제역 항체 형성률 관리 체계에 허점이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항체 형성률은 도축장에 들어온 소와 돼지 등 우제류 채혈 검사를 통해 확인하고 있다. 그러나 도축 직전 축산 농가가 항체를 `급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일반화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도축 전 검사에서 돼지는 30%, 소는 80% 미만의 항체 형성률이 나오면 해당 농장은 사육 중인 가축 전체를 대상으로 한 추적 검사를 받아야 한다. 기준 이하 판정을 받으면 과태료도 부과된다.

실제로 지난해 충북 도내에서는 돼지농장 5곳이 이러한 이유로 각 200만원의 과태료를 물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과태료 등 행정처분을 의식한 축산 농가가 평소에는 백신을 접종하지 않다가 도축 직전 백신을 놓아 항체가 형성되도록 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도 관계자는 “도축장에서만 항체 검사를 하기 때문에 구제역 항체 형성률 관리 체계에 약간의 틈새가 생기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정부에 관리 시스템 개선을 건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항체 형성률이 낮게 나온 젖소 농장은 일단 접종이나 백신 관리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500m 이내 9개 농장 추가 검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오면 백신 자체 또는 접종 방법의 문제가 있는 것이어서 정부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형모기자
lhm043@cctimes.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