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책임은 차은택" 회유 vs 최순실 "5억 요구" 반박
"모든 책임은 차은택" 회유 vs 최순실 "5억 요구" 반박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7.02.06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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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한 "2016년 여름 한강주차장서 崔 만나" 증언
"崔, 차은택은 선량한 척하며 당신을 이용해" 주장
최순실 "녹음 계획적…소송 비용 5억원 요구" 반발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1)씨가 미르재단과 관련해 차은택(48) 전 창조경제추진단장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자신을 회유했다고 이성한(45)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이 증언했다.

이에 최씨는 법정에서 직접 "고영태씨가 이 전 사무총장이 녹음파일을 공개한다고 해 문제가 생길까봐 달래보자고 해서 나간 것"이라며 "(회유가 아니라)이 전 사무총장이 자신의 소송 준비와 관련해 5억원을 달라고 했다"고 반박했다.

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9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 전 사무총장은 지난해 8월께 한강 인근 주차장에서 만난 최씨가 그를 해임한 것은 차 전 단장이었다며 회유에 나섰다고 진술했다.

이 전 사무총장은 "당시 최씨가 미르재단과 관련해 차 전 단장에게 전부 책임을 떠넘기면서 회유한 사실이 있지 않느냐"는 검찰 질문에 "맞다"고 답했다.

이어 "자꾸 자기 얘기를 언론에 하면 힘들어지고 곤란하지 않냐. 그 사람들이 나쁜 사람들이다. (특정 언론 등이)자길 죽이려한다는 등의 내용이었다"며 "회유한 걸로 인정한다"고 밝혔다.

이 전 사무총장은 당시 고씨가 '회장님(최순실)이 만나고 싶어한다'고 전화했고 그가 승용차를 타고 미르재단 사무실로 왔다고 밝혔다. 고씨가 차로 따라오라고 해서 갔더니 한강 주차장이었다고 전했다.

이 전 사무총장은 "당시 전날에도 전화가 왔다"며 "집이 춘천이어서 그날 만나기 곤란하다고 하니 다음날로 약속을 잡은 것으로 기억한다"며 "저녁쯤에 재단 사무실 앞에 (고씨가) 와서 안내해 (최씨를)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당시 이 전 사무총장이 차에서 내리자 고씨가 다가왔고 '녹음 우려가 있다'며 전화기를 달라고 해 줬다고 진술했다.

검찰이 "최씨가 타고온 SUV승용차 안으로 들어가 최씨는 조수석 뒷좌석, 이 전 사무총장은 운전석 뒷좌석, 고씨는 조수석에 앉아 대화를 나눴지 않는가"라고 묻자, 이 전 사무총장은 "그렇다"고 답했다.

검찰은 당시 최씨와 이 전 사무총장이 나눈 대화녹음 파일도 법정에서 공개했다. 해당 파일은 안 전 수석의 휴대전화에서 발견돼 압수됐다.

최씨는 녹음파일에서 "나는 신의를 저버리는 것을 제일 싫어해요. 나는 이렇게 당하면서도…"라며 "차 감독이 물러나서 아닌 척하고 자기는 선량한 사람이 되면서 결국 이 총장님 이용해서 자꾸 유도해서 만드는 거야. 결국 이 총장이 얘기한 게 다 돌고 있는 거잖아"라고 말했다.

최씨가 "그때 총장님하고 잘 결론내고 물러나서 내가 잘 봐주면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자꾸 사건이 점점 커지니까 기가 막혀서…사실 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거야"라고 하자, 이 전 사무총장은 "차하고 저하고요? 물러나라고 해서 물러난 거고 본인들 싸움에 제가 등 터진 거죠"라고 반박했다.

그러자 최씨는 "내가 거기 끼어들어서 이득을 본 게 뭐가 있어. 차 감독하고 둘이 싸우고 있잖아. 사무총장님이 어정쩡하게 태도를 취하고 있으니까…"라고 불평했다.

이 전 사무총장은 "녹음을 해놔야 주변 사람들이 저 사실을 알 수 있고, (나한테) 책임을 뒤집어 씌우거나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녹음한 이유를 밝혔다.

최씨는 "다른 죄는 받는 대로 받겠지만 이건 너무 억울하다"며 "사실 이전에 이 전 사무총장이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몰랐는데 그날 고씨가 이 전 사무총장이 여러번 녹음파일을 공개한다고 얘기하니까 만나서 달래보자고 자꾸 말해서 나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씨가 "그날 전화기들 다 없애고 만났는데 누구 전화로 녹음한 건가. 전화기를 치우자고 해서 고씨가 분명 자기 차에 갖다놓겠다고 했다"고 반발하자, 이 전 사무총장은 "주머니에 별도로 녹음기가 하나 더 있었다"고 답했다.

최씨는 "계획적으로 녹음한 것"이라면서 "제가 전에도 얘기했지만 차 전 단장과 이 전 사무총장 사이가 나빠져서 차 전 단장이 자길 밀어내려 한다고 하지 않았나"라고 다그쳤다. 그러나 이 전 사무총장은 "녹음파일을 들어보면 그런 내용과 상관없다"고 일축했다.

최씨는 또 "그날 한미약품에 컨설팅을 했는데 미리 돈을 안 줘서 소송을 해야한다며 변호사 비용이 없으니 고속도로 주변 땅을 사주든지 5억원을 달라고 했지 않냐"며 "제가 고씨에게 나중에 이게 말이 되냐고 화를 냈고 고씨도 이 전 사무총장이 왜 그런 얘길 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전 사무총장은 "(내가 아니라) 고씨가 한 이야기를 헷갈리는 것 같다. 아니다"라고 단언했지만, 최씨는 "내가 분명히 들었다"고 자신했다.

최씨는 재차 "한미약품 관련해 5억원을 얘기한 적이 절대 없나. 하늘에 맹세하나"라고 추궁했고, 이 전 사무총장은 "네"라고 잘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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