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타 멸종위기…전 세계 7100마리만 남아"
치타 멸종위기…전 세계 7100마리만 남아"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6.12.27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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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렵하고 매끈한 몸매로 바람처럼 초원을 질주하는 치타가 지구상에서 영원히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현재 전 세계 야생에 남아 있는 치타의 수는 7100여 마리에 불과하며 이마저도 점점 줄어들면서 멸종위기에 몰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 BBC방송은 27일(현지시간)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최신호에 게재된 런던동물학회 보고서를 인용해 치타의 개체수가 지난 10여 년 사이 주요 서식지인 아프리카에서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측에 치타를 ‘취약종(vulnerable)’에서 ‘멸종위기종(endangered)’으로 재분류함으로써 집중관리할 것을 촉구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상에 서식하는 치타의 절반 이상은 남아프리카 6개국에 서식하고 있다. 아시아의 치타들은 사실상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이란에 50여 마리만이 겨우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치타는 행동반경이 아주 넓은 육식동물이다. 치타의 77%는 야생동물 보호구역 밖에서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보호구역을 벗어난 치타들은 인간의 사냥에 희생되는 경우가 많다.

짐바브웨의 경우 16년 전 1200마리에 달하던 치타는 현재 170마리로 급격히 줄었다. 이번 런던동물학회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사라 두란트 박사는 “치타는 사람들의 눈에 잘 띄지 않는 잠행성 동물이기 때문에 실태를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멸종위기에 처해도 간과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두란트 박사는 이어 “이제까지 생각했던 것보다 치타의 멸종 위험이 높아졌다. 치타를 위한 보호구역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중동 걸프만 국가들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치타의 불법 거래도 멸종 위기를 부추기고 있다. 걸프만 지역의 암시장에서 새끼 치타는 마리당 1만 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치타보호기금(Cheetah Conservation Fund)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10년 동안 1200마리의 새끼 치타들이 아프리카에서 밀반출 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 중 85%는 이송 도중 죽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린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대한 협약(CITES)’ 회의에서는 치타의 암거래 문제가 주요 안건으로 논의됐다. 각국 정부는 치타 매매 광고를 단속하는 등 치타 보호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기로 합의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치타의 멸종을 막기 위해서 보전 방법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호랑이와 표범, 치타, 재규어 등 표범 속 동물 보전 기구인 ‘판테라(Panthera)’의 김영-오버톤 박사는 단순히 치타 보호구역을 선포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지역주민들에게 치타 보호에 따른 보상금을 지원하는 등 인센티브에 기반을 둔 보호 방법을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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