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국회의원과 김진태
정우택 국회의원과 김진태
  • 안태희 기자
  • 승인 2016.11.23 1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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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 안태희 취재2팀장(부국장)

최순실 국정농단은 검찰의 중간수사 결과 박근혜 대통령의 사실상 `주범' 또는 `공범'의 의혹이 짙어지고 있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설마 대통령이 헌법을 위반했겠느냐'는 실오라기 기대심을 무너뜨린 충격적인 일이 발생하고 말았다.

결국 오지랖넓게 이러쿵저러쿵하던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해 야당들이 대통령 탄핵을 준비하는 모양새고, 대통령과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은 이에 맞서는 형국이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지금 시점에서 간과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국민의 대변자인 국회의원, 그것도 충북 출신의 국회의원 중 일부가 대통령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잇따라 하고 나선 것이다.

정우택 새누리당 국회의원(청주 상당)은 23일 YTN에 출연해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정 의원은 YTN뿐만 아니라 최근 연합뉴스 TV에도 출연해 대통령의 `바람막이'로 나섰다.

이날 YTN에 출연한 정 의원은 “지금은 탄핵할 때가 아니고 탄핵에 동의하는 사람도 많지 않다”면서 “탄핵으로 가는 것은 마지막 수단이다”라고 말했다.

또 정 의원은 김무성 전 대표에 대해서도 “여당대표를 했던 분이다. 책임이 있는 사람이다. 다른 정부가 아니라 박근혜정부의 여당대표였기에 자중해야 한다. 탈당해서 대통령을 탄핵하는 것은 뭐라고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정 의원의 발언은 집권여당의 국회의원으로서, 이른바 친박의원으로 분류된 사람으로 할 만한 말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지금의 정국에서는 국민 생각과 전혀 다르고 온당치 않은 당리당략, 또는 자신만을 위한 역할을 하고자 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5% 지지를 받는 헌법을 유린한 의혹을 받는 대통령을 사실상 지키겠다는, 국민적인 열망은 외면하는 듯한 발언을 작심하고 하는 모양새는 무엇일까. 위기국면에서 자신의 `대망론'을 펼치고 싶어서가 아니겠는가.

지난 19일 육거리시장 앞에서 열린 청주 촛불집회 참가자들은 “정우택 의원은 사퇴하라”고 외쳤다.

정 의원은 이것을 분명하게 기억해야 한다. 많은 시민이 정 의원 사무실 앞에서 `새누리당 해체'와 정 의원 사퇴를 평화적으로 요구했다고 해서 그냥 지나가는 말이라고 업신여겨서는 안 될 것이다.

국정을 농단한 것도 부족해 헌법을 훼손한 사람들을 비호하려고 국회의원으로서 방패막이한다는 비난이 거셌다.

정 의원 뿐만이 아니다.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의 지역구인 강원도 춘천시민들의 분노도 `노도'와 같다.

김 의원은 `촛불은 바람불면 곧 꺼진다'는 말을 해서 지역주민들의 분노를 한몸에 샀다. 촛불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김 의원의 사퇴를 촉구할 정도였다.

우리는 대통령뿐만 아니라 국회의원, 도의원, 시·군의원들의 진정성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지금처럼 위중한 시기에 역사와 국민, 도민과 함께할 사람이 누구인지도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 이들이 국민의 마음을 읽는 국민의 대표로서 적절하게 처신하기를 앙망(仰望)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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