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 새로운 활력 필요하다
도정, 새로운 활력 필요하다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6.11.13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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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 이형모 취재1팀장(부국장)

이시종 지사는 일벌레로 소문나 있다. 열정과 추진력만은 도청 공무원 모두 인정하고 있다. 이런 그의 열정은 조직의 창의성과 역동성을 저해하고 있다는 엇갈린 평가도 있는 게 사실이다.

글로벌 경제 불안과 국내 경제의 침체 속에서도 충북은 생산과 투자, 소비 등 각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광·제조업체 수 증가율 1위, 1인당 지역 내 총생산 증가율 전국 1위를 기록했다.

산업별 생산 면에서는 태양광 셀·모듈 생산액과 주류 출고량이 전국 1위다. 바이오의약 생산액과 화장품·뷰티 생산액, 식료품 출하액, 반도체 출하액은 전국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신성장동력 산업들이 크게 약진하고 있다는 점은 특히 주목된다. 이런 성과에도 여론기관에서 조사한 이 지사의 직무수행평가 만족도는 계속 추락하고 있다. 지난 10월 전국 광역자치단체장 직무수행 평가 결과 전달 7위에서 11위로 4계단이나 떨어졌다.

상반기 상위권인 4위를 꾸준히 유지했을 때와는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이 지사 개인도 이런 상황을 예사롭지 않게 바라보는 것 같다.

최근 이 지사가 위기감을 느낀다는 분위기가 자주 엿보인다. 그의 자존심에도 큰 상처를 입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이 지사의 추락은 항공정비(MRO)사업과 무예마스터십 대회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아시아나항공이 MRO사업을 포기하겠다고 도에 통보한 지난 8월에는 직무수행평가가 전달 4위에서 7위까지 떨어졌다.

무예마스터십을 개최한 9월 이후에는 7위에서 다시 11위로 곤두박질쳤다. 도민들은 이 두 사업을 실패한 사업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시기 MRO사업이 좌초되면서 도의회의 집중포화가 시작됐고, MRO특위 구성을 놓고 여야의 갈등이 본격화되면서 여론과 언론의 집중적인 관심을 끌었다.

도의회의 부정적인 시각과 도민의 우려 속에 강행한 무예마스터십 대회도 호사가의 입만 즐겁게 했고 여론은 더욱 싸늘해졌다. 두 사업 모두 정치권의 정쟁에 의해 확대된 측면도 없지 않다.

이 지사가 자초한 면도 없지 않다. MRO사업이 대표적인 예다. 아무리 투자유치의 특수성을 감안하더라도 도민의 눈높이에는 실패한 사업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무예마스터십 대회도 마찬가지다. 대회의 성격이 모호했고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여론이 빗발쳤지만 이 지사는 대회를 강행했다. 대회를 연기했으면 어땠을까 아쉬움이 남는다.

결국 MRO사업은 포기라는 결단력에 문제가 있었고, 무예마스터십 대회는 공감대 형성이 문제였다. 도민의 공감대를 얻지 못한 사업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은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이란 투자유치 문제가 MRO사업과 닮은꼴로 가고 있다. MRO사업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할 것이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 지사는 주요 현안사업만 챙기고 다른 업무는 참모들에게 권한을 넘겨 도정에 새로운 생기를 불어넣을 필요가 있다.

사업도 줄여야 한다. 일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공약사업과 6대 신성장동력 산업, 4대 미래유망산업만 해도 미래먹거리사업 창출은 충분하다. 가짓수가 많다고 일을 많이 한 게 아니라 한가지만이라도 똑바로 하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민선 6기 이 지사의 임기도 절반이 넘어섰다. 남은 기간은 당선 때 한 약속과 그동안 추진해 온 사업을 마무리하기에도 시간이 빠듯하다. 참모들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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