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례회 제대로 준비하자
정례회 제대로 준비하자
  • 이형모 기자
  • 승인 2016.11.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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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 이형모 취재1팀장(부국장)

충북도의회가 8일부터 정례회에 들어간다. 이번 정례회는 김양희 의장 불신임 결의안의 처리가 관심을 끌고 있다. 도의회 사무처는 유례없는 의장 불신임안 처리 절차에 대해 행정자치부에 질의서를 보냈다.

행정자치부가 어떤 답변을 보내올지 주목된다. 여야가 격렬히 맞서고 있고 새누리당 내분까지 겹쳐 본의회에 상정된다면 김 의장 불신임 결의안 통과도 배제할 수 없다.

10대 의회 후반기도 120여일이 지났지만, 도민에게 제대로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도의회는 소통과 협치를 강조했지만 민복을 위한 대화와 타협은 없었다. 정쟁만 있었을 뿐이었다.

의장 선거 때 불거진 새누당내 계파 갈등이 여전히 봉합되지 않고 있다. 여야가 `감투'를 놓고 마찰을 빚으며 평행선을 달렸던 전반기 때보다 오히려 더 심각하다.

의장 선출을 앞두고 지난 7월초 의원 총회에서 맞부딪친 새누리당 주류와 비주류는 앙금을 씻어내지 못한 채 대척점에 선 모양새다.

여기에다가 `청주 항공정비(MRO)산업 점검 특별위원회' 구성에 반발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새누리당 김양희 의장을 불신임하겠다고 벼르면서 비주류의 활동 공간이 확장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고 있다.

경우에 따라 새누리 비주류와 더민주가 공조한다면 새누리 주류가 주도권을 잡고 있는 도의회 역학 구도가 완전히 뒤바뀔 수 있다.

새누리당 비주류는 스스로 `제3당'이라고 자칭하며 이번 사태를 관망하고 있다. 비록 주류와 새누리라는 한울타리에 있지만 소속 정당이 같다고 해서 무조건 함께 움직이지 않겠다는 의도를 숨기지 않는 것이다.

투표권으로 캐스팅 보트를 쥐게 되면 김 의장을 정점으로 하는 주류와 `힘겨루기'도 불사하겠다는 분위기도 엿보인다.

이번 정례회는 행정사무감사와 내년 예산안 심사에 들어간다. MRO사업 좌초, 이란 투자 유치 불투명 등 짚어야 할 사안이 많지만 의장 불신임안 때문에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안 심사가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예산안 자체도 여야의 시각차가 클 수 있어 곳곳이 지뢰밭이다. 여야의 입장차가 현격한 사안을 놓고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이 지사의 역점 사업을 놓고도 갈등이 예상된다.

행정사무감사에서는 도가 1년 동안 추진한 각종 사업의 잘잘못을 따지고 평가해야 한다. 예산안 심사는 씀씀이를 따져 허투루 편성된 예산은 깎고 민생 등 꼭 필요한 분야의 예산은 늘려야 한다.

이를 위해선 차분한 의회 운영이 절실하다. 여야의 정치적 갈등으로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안 심사가 `수박 겉핥기'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정치적 현안이나 당리당략에 따라 예산안과 연계하는 일이 있어서도 곤란하다. 정치 쟁점은 그것대로 다뤄 나가되 예산안 심사가 영향을 받지 않도록 여야가 절제하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 정치 논리에 휩쓸려 예산안 심사가 공전하다 졸속 처리되는 행태는 사라져야 한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고 일자리가 줄어들면서 서민의 삶은 갈수록 팍팍해지고 있다. 10대 의회 후반기 첫 정례회가 유종의 미를 거두려면 앞으로 남은 기간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안 심사에 집중해야 한다. 여야의 이해가 엇갈리는 분야에서는 어느 쪽도 일방적인 승자가 될 수 없다.

막장 대결은 얻는 것 없이 도의회에 대한 도민의 불신만 키우게 될 것이다. 여야가 따질 건 따지고, 싸울 것은 싸우되 민생과 직접 관련이 있는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안에는 힘을 합치는 성숙한 모습을 보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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