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울 추 같은 리더십
저울 추 같은 리더십
  • 박숙희<문화관광해설사·아동문학가>
  • 승인 2016.11.06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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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해설사에게 듣는 역사이야기
▲ 박숙희

마음의 문을 열고 더 자세히 직지 책 속에 오묘한 이치를, 가진 것 없이 줄 수 있는 삶으로 반추하려는 「직지」상권 스물여덟 번째 이야기는 마조 도일(馬祖道一)스님의 또 다른 말씀이다. 전문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부산 화엄사 주지각성 스님의 `직지'번역 및 강해(1998년) 등을 참조했음을 밝힌다.

마조 스님께서 말씀하셨다. “유위도 다하지 아니하고 무위에도 머물지 말 것이니라. 유위는 바로 무위의 작용이요. 무위는 바로 유위의 의지함이니 의지에도 머물지 말 것이니라. 그러므로 경에서 말씀하시기를 `허공은 의지한 바가 없다.'고 하셨느니라.

심생멸의 의미와 심진여의 의미는 비유컨대 밝은 거울이 어떤 물상을 비추는 것과 같으니 거울은 마음에 비유한 것이요. 물상은 법에 비유함이라. 만약 마음이 법을 취하여 곧 밖의 인연을 관섭(關涉)하면 곧 생멸의 의미이고 법을 취하지 아니하면 곧 진여의 도리이다.”

무위나 유위 어느 한 쪽에 치우치면 그것은 평상심이 아니고 조작, 취향, 오염된 것이란다. 저울 추 같이 이쪽에도 기울지 않고 저쪽에도 기울지 않고 형평, 평정을 유지하는 것이 평상(平常)이겠다.

마음도 그렇게 되어야 하겠다. 이쪽에도 기울지 않고 저쪽에도 기울지 않아야 한다. 즉 사람이 좋은 생각을 하면 신성이고 나쁜 생각을 하면 악성이고, 그것도 저것도 아닌 흐리멍덩한 생각은 무기성이란다.

이는 유위도 다 없애지 말고 무위에도 머물지 않아야 한다는 것. 그래서 조사의 법문 가운데는 “부처가 없는 곳에도 머물지 말고 부처가 있는 곳에도 빨리 그 자리를 떠나서 멀리 간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마조 스님께서는 심진여를 밝은 거울과 같다고 설명하였다. 마음이 밝으니까 만물상을 다 밝게 비추고 있다는 것이다. 마음을 거울에 비유한다면 거울에 비치는 영상은 만법을 비유한 것이겠다.

누구에게나 의미 있는 깊은 관계가 필요하지만, 일상의 느슨한 관계를 통해 즐거움을 얻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 낯선 접촉을 무조건 경계하여 일어난 듯, 요즘 국민 정서법 폭탄이 폭발하려는 귀로에 대한민국의 국정이 위기에 처해 있지 않은가.

마조 스님 말씀 “마음이 밝으니까 만물상을 다 밝게 비추고, 마음을 거울에 비유한다면 거울에 비치는 영상은 만법을 비유한 것”처럼 물이 움직일 때 일어나는 파도 같은 최순실 의혹은, 특검을 통해 철저하게 다 밝혀 내 법에 따라 처리하면 될 것이다. 우리의 일상까지 흔들려서 행여 나라의 근본과 질서까지 흐트러져선 안 된다. 그런 맥락에서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는 것도 아직은 이르지 않을는지. 안보 환경이 어느 때보다 위중하고 경제도 최악의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특히 야당 정치인들이 이점을 유념하여 저울 추 같은 평상심 리더십을 깊이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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