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갑질 근절' 특별단속…검거 1700명, 90%가 남성
경찰 '갑질 근절' 특별단속…검거 1700명, 90%가 남성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6.10.05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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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30일 한 달 간 1289건, 1702명 검거
10명 중 9명이 남성, 유형별로는 블랙컨슈머 최다

▶ A화재로부터 보험금을 지급받기로 했던 박모(51)씨. 박씨는 지난달 자신이 청구한 보험금 지급이 늦어지자 콜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예정했던 날보다 하루 늦게 지급됐다며 상담원에게 5만원 상당의 기프티콘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했다. 그러자 박씨는 돌변, 상담원에게 욕설 등 폭언을 퍼부었다. 경찰은 박씨를 고객이라는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갑질로 횡포부린 것으로 판단, 업무방해 혐의를 적용해 불구속 입건했다. 앞서 박씨는 2011년 2월부터 올 8월까지 총 154회에 걸쳐 콜센터 상담원에 욕설을 가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취임한 이철성 경찰청장이 '갑질 횡포 특별단속'을 벌인 결과 갑질 행위자는 주로 남성, 40~50대, 무직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청은 지난 한 달 간 단속을 통해 권력형 공직비리, 블랙컨슈머 등 1702명이 검거됐다고 5일 밝혔다.

경찰은 이번 특별단속에 앞서 '갑질 횡포 근절 TF'를 구성했다. 경찰청 수사국장을 팀장으로 전국 지방청, 경찰서까지 2069명이 활동 중이다.

지난달 1일부터 30일까지 권력·토착형 공직비리, 블랙컨슈머, 직장·단체 내 갑질 등에 대해 특별단속을 벌인 결과 1289건, 1702명이 덜미를 잡혔다. 이중 69명이 구속됐다.

유형별로는 블랙컨슈머가 전체의 59%(769건)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직장·단체 내 금품착취(횡령)·폭행 등 불법행위가 150건(28.8%)으로 2위를 차지했다.

이어 직장·학교 등에서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성범죄는 86건(16.5%), 외국인 노동자 등 사내 근로자 임금 착취· 원청업체 기술 빼돌리기 등 불공정 거래행위 30건(5.8%), 거래관계상 우월적 지위 이용·하청업체에서 리베이트 받기 등 19건(3.7%)이 뒤따랐다.

이외 사이비 기자 갈취(17건,3.3%), 권력·토착형 공직비리(16건, 3.1%), 기타(202건, 38.8%) 등이었다.

특히 블랙컨슈머 중에서는 폭행·상해(64%), 업무방해(24.9%), 재물손괴(6.6%), 갈취·협박(3%) 순으로 파악됐다.

단속유형별 대상자를 살펴보면 검거자 10명 중 9명이 남성(89.6%)이었다. 연령대는 40~50대가 57%로 최다, 30대(18.3%), 60대(12.1%), 20대(8.8%) 순이었다.

직업별로는 무직자가 23.4%, 자영업자 19.7%, 회사원 17.5%, 일용직 근로자 6.6%, 교원 2.9%, 공무원 2.1%, 기업 임원급 1.7%, 의사 등 전문직 0.9%로 집계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단속을 통해 누구나 갑질 횡포로 인한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났다"며 "갑질 횡포의 특성인 음성화 현상을 고려할 때 경찰 단속과 더불어 적극적 신고와 제보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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