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로운 어울림
향기로운 어울림
  • 임현택<수필가>
  • 승인 2016.08.28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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生의 한가운데
▲ 임현택

여름밤을 더 뜨겁게 달구는 야구경기가 있는 요즘, 야구 마니아로 고희를 앞둔 어르신 댁에서 동아리모임을 가졌다. 외모지상주의시대 남녀노소 구분 없이 모두가 외모에 민감한 요즘세상, 등나무그늘에서 연꽃차 준비를 하시는 어르신, 그을린 듯한 검은 피부와 반점, 불룩한 배와 충청도사투리는 전형적인 시골농부의 모습이 등나무와 잘 어우러진다. 젊은 시절 야구를 했고 한 우물을 파며 애면글면 하다 보니 성공궤도에 올랐다한다. 못생긴 외모로 소외되면서 동료들과 어울리기 위해 야구를 한 어르신, 안데르센의‘벌거벗은 임금님’처럼 백성들은 먹고살기 힘든데 외모가 우선으로 거드름 떨면서 패션 자랑하는 임금님이 아니, 못생겨서 수 십 번이나 취업에서 낙방을 해도 집념과 끈기로 성공한 사나이 중국의 ‘마윈’회장처럼 대기만성형 이시다.

너무 못생겨서 단체회식자리에서 뒷전으로 밀려 나 심부름을 도맡아서 했던 어르신은 야구에서 마치 볼 보이 신세와 흡사했다. 출전을 기다리는 후보 선수처럼 직무대리에 머무르기 일쑤였지만, 고지식하고 우직한 성향으로 그 분야에서 최고자리에 오르기까지 외려 촌스러운 외향은 내향을 다지는데 원동력 역할이 된 셈이란다. 언제부터인가 외모가 재산인 세상, 못났다고 빈 사람일까. 출중하다고 든 사람일까. 삶은 반드시 반전의 매력 있는데 말이다. 불우했던 과거 그 어느 한 가지 충족시킬만한 것이 없었지만 단 하나 인맥관리와 사업성 기질로 성공궤도에 진입하여 안정된 노후의 삶을 유지하고 있었다. 잠깐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가 하면 평생 믿음으로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있는 것처럼 어르신 모습이 찻잔 속에 얼비춘다.

녹색그라운드에 찌릿한 맛, 마지막 순간까지 긴장감을 놓을 수 없는 경기를 펼치는 스타가 되기까지 기본에 충실하고, 구체적인 목표, 적극적이고 올바른 자세로 임하는 것 이란다. 촌스럽고 구식 같지만 묵묵히 성실한 대가 대기만성 자신이나 연습결과를 평가 받는 경기는 거울을 보는 냥 똑 닮은 삶이란다.

반전의 매력 야구, 9회말 2아웃 2스트라이크가 되어도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 야구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닌 것처럼 5060세대는 사회적으로 뒷방 늙은이가 아닌 인생의 반전드라마인 사회의 자산이다. 멋있게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홈런에 열광하지만, 엉덩이를 박차고 모두 일어나 두 손을 번쩍 들고 한마음으로 함성을 외치며 선수와 함께 달리는 그라운드 홈런 그것이 반전의 매력이다.

동물은 약육강식의 본성의 띠고 태어난다. 먹히지 않으려면 잡아먹어야하는 절대 절명이다. 사람도 다를 게 없다. 빼앗고 빼앗긴다. 그래서 죽고 죽이는 전쟁이 인류사가 역사를 기록했다. 지금도 변함없이 긴장 속에서 대립과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 다만 다른 동물과는 달리 지능이 발달된 인간은 질서, 규율, 도덕, 법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절제해 나간다. 싸움을 해소하기 위한 방편이 스포츠로 발전한 것이리라. 스포츠를 통하여 선수들은 동물적 본능을 발산하고, 우리는 또 그들을 통하여 대리만족을 한다. 오늘은 어느 팀 경기를 보며 무더위를 식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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