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의 10도(道)
골프의 10도(道)
  • 김기호 KPGA프로
  • 승인 2016.06.16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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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호의 똑소리 나는 골프이야기
▲ 김기호 KPGA프로

미국 대통령 후보로 경쟁하는 도널드 트럼프는 골프를 하며 습관적으로 속인다고 한다.

오스카 델라 호야를 비롯한 여러 유명인사가 트럼프의 알까기와 비리를 폭로해 국제적인 망신을 당하고 있다. 골프를 하면서 속인 사람은 인생에서 반드시 속이는 사람이라고 한다. 골프를 정복할 수 없는 운동이라 가정할 때 골프를 극복하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에게 정직해지는 것이다. 인생처럼 골프에서도 정직은 최고의 무기가 된다. 진실은 빛과 같아서 때론 인간의 눈을 어둡게 한다. 반대로 거짓은 아름다운 저녁노을처럼 모든 것을 멋지게 보이게도 한다. 아래는 골프에 대한 10도를 정리한 것이다.

(1)버디와 파를 사랑하기 전에 동반자를 먼저 사랑한다.

150타를 쳐도 핑계를 대지 않고 골프에 대한 애정을 가득 품고 연습장을 향한다. 캐디를 탓하지 않으며 동반자에 대한 배려에 소홀함이 없고 자연의 질서 또한 거스르지 않으니 이를 인(仁) 이라 한다.

(2)아무리 출혈이 커도 마지막 홀에 더블 판을 부르지 않는다.

핸디는 언제나 후하게 주며 승패의 책임은 자신이 지고 동반에게 책임을 전가하지 않는다. 마지막 홀까지 가리를 하지 않고 의연하게 지갑을 여니 이를 예(禮)라고 한다.

(3)라운드 도중 단정한 자세에 흐트러짐이 없다.

동반자에게 예의를 갖추고 작은 돈이라도 정확하게 계산하고 시비와 오해의 소지를 남기지 않으니 이를 미(美) 라고 한다.

(4)하수를 갈취하는 양아치 골퍼를 만나면 단호히 응징한다.

그들의 언행은 개나 소를 보듯 무시하고 잔인하게 제압한 후 이긴 돈은 절대 돌려주지 않는다. 진검 승부를 마다하지 않고 어떤 종류의 내기에도 꼬리를 접지 않으니 이를 강(强)이라 한다.

(5)고수에게 약하지 않고 하수에게 강하지 않은 사나이의 풍모를 지녔다.

멀리건이나 컨시드를 구걸하지 않고 1미터 퍼팅은 용기로 처리하는 것도 배웠다. 적극적으로 홀을 공략하며 오비와 해저드가 있는 좁은 홀에서도 절대 스윙이 쪼그라들지 않으니 이를 용(勇) 이라 한다.

(6)동반자의 실수를 기대하지 않고 자신의 실력으로 승패를 결정한다. 룰을 지키는 것이 자신과 동반자를 지키는 것임을 알고 있다. 정직한 골프를 하며 패전의 상처에 만신창이가 되어도 품위를 잃지 않으니 이를 신(信)이라 한다.

(7)내기를 즐기되 내기에 사로잡히지 않고 동반자와 친하되 라운드 중 경망스럽게 레슨을 하지 않는다. 캐디의 방정과 앙탈을 잘 달래는 유연성도 가졌다. 간혹 무례하고 속임수에 능한 골퍼를 만나면 알면서 속아 주고 속아주면서 항상 승리하니 이를 현(賢) 이라 한다.

(8)승부에 이기고 친구를 잃으면 그 승리는 허망하다.

내기는 즐거움을 위한 수단이 되어야 하며 즐거움의 테두리를 벗어난 내기는 절대로 하지 않는다. 패해도 불평불만을 하지 않고 이기면 아낌없이 전리품을 분배하고 화기애애하게 식탁에 앉으니 이를 애(愛) 라고 한다.

(9)하수에게 겸손하고 고수를 만나면 예를 다한다. 골프란 화려함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실수를 줄여나가는 운동임을 깨달았다. 묻기 전에는 레슨과 조언을 절대로 하지 않고 답변은 단순하고 간결하게 한다. 초식에 화려함을 모두 버렸고 70점짜리 샷으로 언더파를 유지하니 이를 각(覺) 이라 한다.

(10)적당한 유머와 품위로 라운드를 운영한다. 스코어와 비거리를 자랑하지 않고 지인과 대자연을 느끼며 운동하는 것을 삶의 축복이라 생각한다. 110타를 쳐도 즐겁고 69타를 쳐도 즐거워하는 경지에 도달했으니 이를 도(道)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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