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학도의 꿈 검정고시 `이젠 옛말'
만학도의 꿈 검정고시 `이젠 옛말'
  • 김금란 기자
  • 승인 2016.05.24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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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지역 중·고졸시험 지원자 10대가 절반 차지

“졸업장에 연연하는 시대 아냐” 공교육 개념 변화
공교육을 거부한 학교 밖 청소년들이 늘어나면서 검정고시를 치르는 10대 응시자 비율도 급증하고 있다.

기성세대의 뇌리 속에 검정고시는 어려운 가정 형편으로 제때 학교를 다니지 못해 뒤늦게 공부를 한 만학도가 보는 시험으로 인식돼 있다. 하지만 요즘은 학부모와 학생들이 공교육에서만 졸업장을 받아야 한다는 의무교육 개념도 달라져 검정고시를 학력을 인정 받는 또다른 트랙으로 보는 경향으로 변했다.

충북 지역 A고등학교는 몇년 전 한 해 학교를 그만둔 학생이 24명이었다. 이 학교 교장은 왜 자퇴를 하는 지 학생들과 상담을 해보니 학교 부적응, 공부가 싫어서, 춤과 노래를 하고 싶어서 등 학교를 그만둔 이유도 여러가지였다. 학부모와 상담을 해보면 모든 부모가 애 좀 말려 달라고 애원 하지만 결국은 포기하고 자녀 뜻을 받아 들인다.

이 학교 교장은 “예전에는 학교 졸업장이 없으면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켰거나 인생 낙오자로 살것이라고 인식했지만 요즘은 시대가 바뀌어서인지 학부모도 학생도 검정고시 보는 것을 부끄러워 하지 않는다”며 “검정고시 시험 감독을 가면 중년 어른들 보다는 10대 어린 학생들이 시험을 치는 모습을 보고 사회적으로도 검정고시에 대한 편견이 많이 달라진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충북도교육청이 제공한 검정고시 지원자 연령별 현황을 보면 초등학교 졸업 검정고시의 경우 12세 이하 지원자는 2014년 12명, 2015년 21명, 13~19세 지원자는 2014년 20명, 2015년 17명으로 각각 조사됐다.

중학교 졸업 검정고시는 10대 지원 비율이 절반을 차지한다. 19세 이하 지원자는 2014년 전체 지원자 586명 중 48%인 280명, 2015년엔 전체 지원자 502명 중 41.8%인 210명으로 나타났다.

고졸 검정고시도 10대 지원비율은 2014년 전체 지원자 2192명 중 57.48%인 1260명, 2015년엔 전체 지원자 2074명 중 46.6%인 967명으로 조사돼 절반을 차지했다.

고등학교에 다니던 자녀를 자퇴시키고 대안학교에 보낸 한 학부모는 “좋은 대학에 가는 게 인생 목표였고, 대기업에 취업해 높은 연봉을 받는 게 성공하는 것으로 여겼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졸업장에 연연해 사는 시대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아이가 공부가 싫다고 해서 1년 정도 쉬게 할 겸 대안학교를 권했다. 학교로 돌아가고 싶으면 복학시킬 생각이지만 아이가 원하지 않으면 검정고시를 치러 대학 진학을 시키려고 한다”고 말했다.

청주 모 중학교 교감은 “학부모 상담을 해보면 당당하게 검정고시를 보게 하겠다고 말하는 것을 보면 사회적으로 검정고시에 대한 편견이 줄었다는 생각이 든다”며 “학교에서만 공부를 시킨다는 의무교육에 대한 개념도 달라졌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발표한 2014년 충북 지역 초·중·고 학업중단 학생 현황을 보면 전체 19만9402명 중 학업 중단 학생은 1404명, 부적응학생은 970명으로 각각 나타났다.

/김금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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