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현장조치
경찰관 현장조치
  • 박승춘<천안동남署 일봉파출소 순경>
  • 승인 2016.01.25 17: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자투고
▲ 박승춘

폭행신고를 받고 출동 중이다. 빨리 와달라고 재신고가 여러번 들어오니 마음이 급하다.

사건장소인 맥주집에 들어가니 20대 초반 여성 여럿이 다가온다.

우는 사람, 마구 떠드는 사람, 잡아끄는 사람, 정신이 없다.

50대 가량 남성 3명이 여자 6명과 폭행했고 이들을 말리는 남성 2명에게도 폭력을 행사했다.

사건관계자만 11명이다. 지원 병력이 오려면 시간이 좀 걸린다. 경찰관 2명 중, 1명은 남성 세 명과 얘기 중이다.

이들 남성 중, 1명은 만취해 신분증도 제시하지 않고 욕만 한다.

다른 경찰관은 여자 6명과 애기 중이다. 여성 2명은 자신이 맞았다고 울면서 욕설하는 가해자 쪽으로 자꾸 걸어간다.

잘못도 없는데 난생처음 보는 남성에게 폭행을 당했으니 얼마나 억울하고 분하겠는가! 그 심정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인사불성인 남성에게 다가가서 “이 사람이 날 때렸어요.”한다 해서 그 사람이 “예, 제가 그랬습니다.”라고 인정하는 경우는 드물다.

경찰관은 모든 당사자 말을 듣고, 질문하고, 진술서를 받는 역할을 한다.

가해자 남성은 그렇다 쳐도 피해자들이 경찰관 말을 잘 따라 주었으면 빨리 상황파악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할 수 있었으리라.

경찰이 신고현장에 도착하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다.

만약 경찰 도움이 필요해 신고했다면, 본인 얘기를 하기 전에 경찰지시를 잘 따라 주어야 한다.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조치가 끝나면 말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혹시 현장경찰관에게 다하지 못한 얘기는 경찰서에서 형사들에게 할 수도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