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장 갑
안 성 길 시인 <시마을 회원>진종일 철근 구부리며
맞서던 관절마다 녹내처럼 뜨겁게 삭아
비로소 겨울비 안아 들이는 몸뚱어리
숨구멍이란 숨구멍은 더운 김발 말아 올리고
쇠고래 힘줄 같았던
목줄마저 풀어져
공사장 물웅덩이 물떼새처럼 거니는
목장갑 한 짝
오래 전 마산 시외버스주차장 부근
양가 상견례 오신 어머니
한평생 국밥에 넣을 쇠고기 장만하느라
짐승 수족 같던 그 손
따습게 덮어주던
저
목장갑
삭을 대로 삭아서 아름다운 것이
어디 저것뿐이겠습니까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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