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라 쓰러지는 공무원들, 그 외침을 잊지 말아야
잇따라 쓰러지는 공무원들, 그 외침을 잊지 말아야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15.10.0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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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군청 임점순 부과팀장이 아들 결혼을 하루 앞두고 과로로 순직했다. 누구보다도 공직에 대한 신념이 강했던 그는 지난 추석 연휴에도 자신이 맡고 있는 체납관련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휴일을 반납한 채 일했다고 한다.

한 달 전쯤에는 충북경제자유구역청 유재부 팀장이 역시 과로에 따른 뇌출혈로 쓰러져 현재 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그 역시 충북의 현안사업인 경제자유구역의 조기정착을 위해 휴일근무와 야근을 반복하다가 변을 당했다.

이들 사례 뿐만 아니라 충북에선 잊을만 하면 공무원들의 과로사 등 갑작스런 변고가 잇따르고 있다. 모두 과도한 업무량이 원흉이다. 지난해에는 진천군의 40대 공무원이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에 따른 살처분과 방역초소 지원업무를 수행하다 뇌출혈로 쓰러졌는가 하면 그 이전에도 옥천군청 환경담당 공무원이 격무에 시달리다 과로사해 공직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우리가 흔히 공무원들의 무사안일을 논할 때 ‘철밥통’이라는 단어로써 폄훼하지만 대다수 공무원들은 이처럼 자신의 안위조차 잊은 채 주어진 일에 전력을 다한다. 실제 충북도청이나 청주시 청사의 경우 밤 12시가 다 되도록 공무원들이 불을 환히 밝히고 일하는 모습들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최근에만도 국정감사와 정부예산 확보 그리고 각종 행사와 축제, 여기에다 연말이 다가옴에 따라 챙겨야 할 각종 현안들 때문에 실무자급 공무원들은 그야말로 하루가 열흘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들의 노고에는 어떠한 격려와 박수도 아깝지 않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인데도 이들은 공직사회의 무슨 비리나 독직사건만 터지면 이른바 도매급으로 매도당하기 일쑤여서 가까운 사람들과의 사석에서조차 따가운 눈총을 감수해야만 한다.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 이로인한 수면부족이 근본 원인인 공무원들의 갑작스런 신체상 사고를 도민들이 같이 안타까워하며 재발방지에 힘써야 할 것이다.

차제에 죽음으로까지 내몰리는 열심히 일하는 공무원과 하루종일 할 일이 없어 시간보내기가 너무 무료한 공무원들이 동등하게 대접받아서는 결코 안 되겠다는 생각을 많은 사람들이 공유했으면 한다. 아침에 출근해서 인터넷 검색을 즐기다가 오후에는 저녁 식사자리를 애써 맞추려는 노력(?)이 하루 일과의 전부라는 비아냥을 듣는 공무원들이 많다. 현재 정부 인사혁신처가 추진중인 ‘능력과 성과중심의 인사관리 강화방안’은 이러한 철밥통 특히 고위직 공무원들의 이 같은 관행에 철퇴를 가해야 국민적 설득을 얻을 것이다.

공무원들이 과로사하고 뇌출혈로 쓰러지는 판국에서 최근 빚어진 두 가지 추문은 우리가 왜 공직자들을 구분해서 평가해야 하는가를 다시 한번 일깨우고 있다. 한국교원대의 인사파기 사태와 청주청원경찰서 지구대의 여경 무용담 조작사건이다.

뇌물수수로 검찰조사를 받았고 그러기에 황우여 교육부장관이 관련보고를 받았다는 정황이 100% 확실한 데도 혐의 당사자를 교원대 사무국장으로 전격 발령낸 것은 그 어떤 이유로도 설득력을 얻지 못한다. 교육부가 자신들한테 씌워질 오명을 충북에 있는 만만한 교원대에 전가할 의도가 아니었다면 이럴 수는 없다. 참으로 가증스럽고, 도민들로 하여금 공직사회에 대한 배신감을 또 한 번 갖게 했다. 이런 마인드의 그들이 우리나라 교육을 책임진다는 현실이 그저 참담하기만 하다.

새내기 여경의 무용담 조작사건 역시 할 말을 잊게 한다. 누구의 사주 여부를 떠나 그런 식으로 경찰을 시작한다면 앞으로 10년, 20년 후에 그가 과연 어떤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날지는 뻔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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