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 세일 상품 거의 없고 품목·수량도 미표기
모 영화관 6000원 관람권 배포 …“꼼수” 비난도
충북 청주에서도 1일부터 오는 14일까지 2주 동안 ‘블랙프라이데이’ 행사가 진행된다.
하지만 가라앉은 소비심리를 되살린다는 취지로 시작된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첫날 지방에서는 그 의미를 찾을 수 없었다.
큰 폭의 할인판매로 소비를 유도하는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라고 하기에는 평소 세일행사와 별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늘 하던 세일 아니에요? 별다른 느낌이 없어요.”
1일 청주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주부 김모씨(46)가 말한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에 대한 느낌이다.
김씨가 여느 때랑 비슷한 세일인 줄로만 알고 있는데다 큰 폭의 할인을 하는 제품들이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가 개시된 이날 청주시내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업체들의 혼선까지 야기되면서 제대로 된 ‘폭탄세일’을 선보이지 못했다.
내수진작을 위한 코리아 그랜드세일 연장선인 블랙프라이데이 행사에는 전국에서 백화점 71개 점포, 대형마트 398개, 편의점 2만5400개 등 대형 유통업체 약 2만6000여개 점포가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청주시내 참가업체들은 대부분 정기세일을 앞당기거나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때 처럼 80% 정도로 대폭 할인하는 상품은 거의 없었다.
일부 백화점의 경우 최대 80%까지 세일한다고 홍보했던 제품들은 이날 선보이지 않았으며 50% 이상 할인 제품도 극소량이었다.
또 다른 백화점은 최대 할인 폭이 30%에 불과해 큰 폭의 세일을 기대하는 소비자의 기대와는 거리가 멀었다.
여기에 한 백화점의 경우 세일을 하던 스포츠의류들을 이날 오후에 부랴부랴 추가 할인하는 모습을 연출해 고객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이 브랜드 관계자는 “갑자기 본사로부터 세일 폭을 더 늘리라는 지시를 받아 20% 정도 추가로 할인했다”면서 “블랙프라이데이가 뭔지 헷갈리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대형마트나 대형가전제품 유통업체들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홈플러스나 롯데마트 등 청주시내 대부분의 대형마트들은 TV 등 일부 가전제품 등에 대해 50% 세일행사를 하고는 있지만 해당 제품이 무엇인지 소비자가 분간하기 어렵게 진열해 놓아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비난을 샀다.
한 대형마트의 경우 3000여 가지의 재고품을 최대 50% 할인한다고 전단에 적혀 있지만 행사기간이 오는 7일까지인데다 점포별 품목이나 수량도 알 수 없도록 해놓았다.
모 영화관은 일부 소비자들이 무료관람권으로 착각하게 하는 ‘6000원 관람권’을 뿌려 꼼수라는 비난을 사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이미 세일을 하고 있는데 여기에 또 블랙프라이데이라고 하면서 세일을 더 하라고 하니 영업에 혼선이 온다”면서 “사실 블랙프라이데이식의 이벤트가 우리나라 실정에는 맞지 않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안태희기자
antha@cc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