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조건에라도 꼭 일해야… 간절함으로 다시 쓰는 이력서
이런 조건에라도 꼭 일해야… 간절함으로 다시 쓰는 이력서
  • 안태희 기자
  • 승인 2015.09.16 20: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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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거운 발걸음 속 재취업 희망 … 70개 업체, 525명 현장 채용
▲ `2015 충북 중장년 채용박람회'가 16일 청주시 올림픽기념 국민생활관에서 열린 가운데 구직자들이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다. /유태종기자

‘내가 지금 회사를 그만두게 되면 다닐만한 직장은 무엇일까’

기자는 ‘2015 충북 중장년 채용박람회’ 열린 16일 오후 청주 국민생활관에 꽉 들어찬 50대 안팎의 중장년층 구직자들 사이에서 이곳저곳의 부스를 기웃거렸다.

어느덧 지천명(知天命)을 바라보는 나이된 기자가 ‘만일’을 가정한 상태에서 지켜보고 있노라니 마음 한구석이 묵직하게 다가왔다. 

박람회를 개장한 지 1시간 만에 40여 개의 직접 고용회사들의 구인 인원이 마감됐다는 스티커가 붙기 시작했다. 

10명에서 수십 명까지 모집하고 있는 분야는 대부분 현장직이다. 야근을 할 수도 있고, 시급 6,000여 원이나, 월 120만 원부터인 구인조건에도 금방 채용목표인원이 채워졌다.

청년 구직자들이 삼성, 현대, SK 등 대기업에 우선 원서를 넣는 현상처럼 이곳도 일단 사람을 뽑는 회사에 지원자가 몰린 것이다.

한 참가자는 “일단 원서를 넣었다”면서 “나중에 정식채용이 될지는 두고 봐야겠지만, 이런 조건이라도 일을 해야 하는 게 내 사정”이라고 말했다.

임금피크제와 일반해고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될 경우, 가장 먼저 시련(?)의 대상이 될 40대 후반부터 50대 초반 나이의 직장인들의 발걸음도 적지 않았다.

미래의 불안감을 다소나마 완화하고, 퇴직하거나 자영업을 포기하는 대안으로 삼기 위한 탐색전을 하는 사람들도 꽤 보였다. 

또 다른 참가자는 “여기도 사람들이 많은 것을 보니 재취업하기도 쉽지 않겠다”면서 지레 겁을 먹기도 했다.

‘충북경영자총협회(회장 윤태한)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가 고용노동부 청주지청, 충북지방중소기업청과 함께 마련한 이날 박람회는 그나마 중장년들의 무거운 마음을 조금이나마 가볍게 했다. 

충북경영자총협회측은 이날 참여한 70개 기업체에서 525명을 채용했다고 밝혔다. 내년에도 이 박람회는 열릴 예정이다. 

윤태한 충북경총 회장은 “이번 박람회가 지역의 중장년 구직자들에게 자신의 제2 인생설계를 위한 좋은 정보를 확보하고, 제2의 인생을 준비하는 중장년들에 큰 응원의 메시지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태희기자
antha@cc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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