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바뀐 천적관계…불가사리 먹는 나팔고둥 발견
뒤바뀐 천적관계…불가사리 먹는 나팔고둥 발견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5.08.16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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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관리공단은 한려해상국 홍도에서 멸종위기종 야생생물 1급인 나팔고둥이 불가사리를 잡아먹는 영상을 국내 최초로 촬영했다고 16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불가사리는 고둥과 조개종류를 먹이로 하는데 나팔고둥은 오히려 불가사리를 먹이로 한다.

공단은 지난 5월 국립공원 해양생태계 조사를 수행하던 중 수심 20m에서 길이 19㎝, 폭 8㎝ 정도의 나팔고둥이 불가사리를 포식하는 순간을 촬영했다.

영상은 두마리의 빨강불가사리 중 한 마리가 나팔고둥의 접근을 알아차리고 재빨리 도망을 가자, 나팔고둥이 다른 한 마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패각을 들었다 내리면서 빨강불가사리를 감싸 안아 서서히 촉수를 뻗어 포식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나팔고둥은 우리나라에서 살고 있는 소라, 달팽이 등의 복족류(Gastropoda) 중 가장 큰 종으로 다 자라면 크기가 30㎝가 넘는다.

과거에는 악기(나팔)로 사용됐으며 패각의 무늬가 아름다워 수집가들에게 인기가 높았을 뿐만 아니라 식용으로도 이용돼 왔다.

하지만 무분별한 남획과 연안생태계 훼손으로 개체수가 급격하게 줄어들어 현재는 제주도 등 일부 제한된 지역에서만 관찰된다.

홍도는 국내 최대의 괭이갈매기 번식지로 2013년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 일반인들의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

감태 및 모자반류 등 우수한 해조류 군락이 바다에서 숲을 이루고 있으며 부채뿔산호, 가시산호류 등의 산호충류 군집이 대규모로 살고 있어 해양생물의 산란장 및 보육장으로 뛰어난 수중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다.

특히 나팔고둥을 비롯해 둔한진총산호, 유착나무돌산호, 해송, 자색수지맨드라미 등의 멸종위기종과 긴가지해송과 같은 천연기념물이 살고 있어 보전가치가 매우 뛰어나다.

그러나 홍도 주변해역은 낚시꾼들과 어민들로 인해 수중생태계가 훼손될 우려가 있다고 공단은 설명했다.

신용석 국립공원관리공단 국립공원연구원장은 "홍도 주변해역은 수중생태계가 매우 우수하고 안정적인 먹이사슬을 구성하고 있는 해중생태계의 핵심지역"이라며 "향후 지속적인 조사·연구와 함께 해중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등 서식지보호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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