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6기 1년, 그리고 지방의회
민선6기 1년, 그리고 지방의회
  • 엄경철 기자
  • 승인 2015.07.01 18:2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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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엄경철 취재1팀장<부국장>

민선6기가 출범한지 1년이다. 지방자치제 시행 2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지방자치제 시행 20년 동안 공직사회가 투명해진 것은 사실이다. 문턱도 많이 낮췄다. 선출직 단체장이 이끄는 지자체는 일부이기는 하지만 역동적인 면도 있었다.

그런 긍정적 변화 속에는 부정적 면이 있다. 

자치제 시행이후 달라진 것이 있지만 변하지 않는 것도 있다. 전시행정이다. 지방자치제 시행 이전에는 선거 때만 되면 시골동네에 다리발이 세워지고 도로가 개설됐다. 선거가 끝나면 그런 공사는 대부분 중단됐다. 전형적인 전시행정이었다.

지방자치제 시행이후 개선되리라 기대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 지자체 시행이후 무슨 지역축제는 그리 많은지. 박람회, 엑스포 등 국제행사도 해마다 열리고 있다. 

나름대로 지역경제 활성화 등 경제적 효과가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는 관람객 숫자에 매몰된다. 관람객 수에 얽매이다 보니 행사의 본질이 흐려지기도 한다. 그야말로 전시행정이다.

임명직 관선 단체장이나 선출직 민선 단체장이나 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것인가. 자치단체장이 되면 보여주기식 치적은 필연적인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각종 행사에 들어가는 돈은 지역주민들의 돈이 아닌가.

공직자들의 마인드도 그렇다. 과거에는 비록 박봉이었지만 사명감이라는 것이 높았던 때가 있었다. 재난재해가 발생하면 공직자 스스로 누가 시키지 않아도 현장에 제일 먼저 달려갔다. 그런 공직사회가 요즘은 변하고 있다. 힘든 일 어려운 일은 안 하려고 하는 분위기다. 지역주민들을 위해 봉사하는 서비스 정신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 공직자들 스스로도 그런 변화를 인정하고 있다. 

물론 제도나 조직분위기가 먼저 개선돼야 할 일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기본이 변해서야 될 일인가. 지자체의 인사담당자들이 애로사항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기피부서가 많아져 인사가 어렵다는 것이다. 일방적인 희생과 봉사를 강요해서는 안 되지만 긍정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지방의회는 어떤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다. 지역주민들이 정치를 외면하는 이유가 정치혐오 때문이다. 

기성정치에 대해 환멸을 느끼고 있다. 그런 기성정치를 지방의회가 그대로 닮아가고 있다.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라고 했더니 감싸는 경우도 허다하다. 의정활동의 기본개념이 없는 의원도 있다. 오죽하면 거수기 소리를 듣겠는가. 

이권과 인사에 개입까지 한다. 지역주민이기도 한 공직자들에게 갑질도 서슴지 않는다. 늘상 나오는 외유성 해외연수는 근절되지 않는다. 모두들 있을때 챙겨야 한다는 의식이 팽배해 있는 것 같다. 회기 중에 결석을 밥 먹듯 하는 의원도 있다. 

초선의원들 중에는 진정성을 가지고 의욕적으로 의정활동을 하려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재선 이상 의원들이 그들마저 물들이고 있다. 못된 요령만 가르쳐주고 보여주는 것이다.

배지를 달고 나니 공직자와 지역주민에 군림하려는 속내를 그대로 드러내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러니 스무살 나이에도 성숙치 못한 모습의 지방자치단체를 탓할 수 있겠는가.

2년차에는 좀 더 성숙된 지방자치단체, 지방의회를 기대해도 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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雲海 2015-07-02 06:40:00
말이 20년이지 2살짜리와 뭐가 다를까? 지금도 청주시의회의 모습을 보면 알수 있지않나.
전시행정? 이것은 언론의 잘못도 크다. 감시와 비판기능은 없고 그냥 받아쓰기 바쁘니 지방정부에서는 그것을 홍보로 보고 있으니 개선될리 만무 아니겠는가? 항상 느낀느 것이지만 엄부국장님의칼럼을 보노라면 좀 시원한 맛이 있다. 내일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