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지지 않는 감자칩 순위 싸움…"1위, 내 멋대로"
꺼지지 않는 감자칩 순위 싸움…"1위, 내 멋대로"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5.06.1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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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으로 촉발된 국내 감자칩 경쟁이 뜨겁다.

3000원 남짓 과자 한 봉지를 두고 오리온, 농심, 해태제과 등 제과업계의 기(氣) 싸움이 대단하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제과업계가 서로의 자료를 조목조목 반박하며 자신들이 감자칩 1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감자칩, 특히 허니 맛 스낵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1위가 뒤바뀔 정도로 경쟁이 치열하다. 올 들어서만 벌써 수차례 순위가 엎치락 뒤치락,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자신들의 입 맛대로 순위를 적용하고 있다.

한 회사는 '브랜드'로, 다른 회사는 '제품'별로, 또 다른 회사는 시장 전체가 기준이다.

예를 들어 오리온 포카칩은 '브랜드'고, 포카칩의 종류인 오리지널·어니언·스윗치즈 등은 '제품'으로 나뉜다.

닐슨코리아의 올해 2~4월(3개월간) 판매액을 보면 오리온 포카칩이 260억원으로 1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 다음으로 농심 수미칩 148억원, 해태제과 허니버터칩 91억원, 농심 칩포테토 39억원, 오리온 스윙칩 33억원, 롯데제과 레이즈 23억원어치가 팔았다.

지난달 롯데제과는 꼬깔콘의 지난 4월 매출이 102억원으로 국내 스낵 시장 1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날 롯데제과는 전체 순위는 공개하지 않았다. 회사 측은 "꼬깔콘 출시 32년 만에 얻은 1위 영예"라며 "올 2월에 선보인 꼬깔콘 허니버터맛이 인기몰이를 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1개월 전까지만 해도 1위에 이름을 올렸던 농심의 수미칩 허니머스타드에서 또 다시 뒤바낀 셈이다. 지난 4월 농심은 수미칩 허니머스타드가 올해 1분기(1~3월) 매출 130억원으로 1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2위는 농심 새우깡(114억원), 3위는 오리온 포카칩 스윗치즈(110억원)이 차지했다.

해태제과는 곧바로 발끈했고 자료를 통해 농심의 주장을 반박했다. 해태제과에 따르면 허니버터칩은 완판 행진을 지속하고 있고 월 매출이 75억원에 이른다고 강조했다. 회사측은 해태제과는 "허니버터칩이 군계일학의 인기 가도를 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조용히 싸움을 지켜보는 감자칩 1위 오리온이 가세했다. 오리온은 달콤한 스낵인 포카칩 스윗치즈와 오!감자 허니밀크가 각 브랜드 내 판매액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포카칩의 판매액은 26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4% 성장했다. 이 중 포카칩 스윗치즈가 100억원 매출을 기록하며 브랜드 내 판매액 1위에 올랐다. 4월 한 달 동안 오!감자의 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2% 성장한 59억원을 기록했다.

오리온 측은 오!감자 허니밀크가 40억원 판매액을 차지해 브랜드 성장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달콤한 스낵 열풍에 발맞춰 달콤 계열 스낵을 지속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촉발된 감자칩 시장 순위 경쟁은 당분간 계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무엇보다 업체마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자료를 인용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무한경쟁은 시장의 파이를 키울 수 있지만, 도 넘은 네거티브 경쟁은 기업의 이미지를 동시에 하락시키는 요인이 된다"며 "장기적으로 기업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 주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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