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없었던 한교원과 슈틸리케 감독의 애정어린 당부
철 없었던 한교원과 슈틸리케 감독의 애정어린 당부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5.06.01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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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와 미얀마전 명단 발표 관련 울리 슈틸리케(61· 독일) 감독의 기자회견이 열린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

슈틸리케 감독은 오랜만에 A대표팀에 합류한 염기훈(수원)의 발탁 등을 둘러싼 취재진의 질문에 오랜 시간 성심성의껏 답했다.

예정됐던 마지막 질문이 끝나고 사회를 보던 축구협회 관계자가 정리 코멘트를 하는 순간 슈틸리케 감독이 그의 말문을 막았다. 아직 못한 말이 남아있다는 신호였다.

슈틸리케 감독이 꺼낸 이름은 이번 2연전과 전혀 관계가 없는 한교원(전북)이었다.

한교원은 지난달 23일 인천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에서 상대 수비수 박대한에게 주먹을 휘둘러 6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고 자숙 중이다. 당연히 이번 명단에는 없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교원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최근 한교원에 대한 많은 악성 댓글이 달리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 물론 명단에서는 빠졌다. 만일 그런 일(주먹을 휘두른 일)이 없었더라도 경기력을 놓고 봤을 때 소집을 안 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교원이 매우 경솔한 행동을 한 것은 분명하다"고 말은 이은 슈틸리케 감독은 "나는 한교원에 대해 잘 알고 있다. 호주아시안컵에서 5주 간 함께 있었고 그전에도 대표팀 생활을 같이 했다. 내가 알기로는 한교원이 교육도 잘 받았고 바른 선수다. 그래서 나에게도 충격적이었다"고 전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그를 향한 지나친 비난 여론을 우려하고 있었다. 평소 꼼꼼히 K리그 클래식과 국내 뉴스를 챙겨보는 슈틸리케 감독은 현재 한교원에 대한 비난의 수위가 어느 정도인지를 잘 알고 있었다.

물론 슈틸리케 감독도 한교원의 행동 자체를 감싸지 않았다. 그러나 아직 미래가 창창한 그가 평생 경기 중 폭력을 휘두른 선수로만 기억되는 것 역시도 원하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 번의 잘못으로 평생 낙인이 찍히는 것이 안타깝다. 한교원이 구단으로부터 상당한 징계를 받았고 리그에서도 출장 정지 처분을 받은 것을 안다"면서 "그가 징계를 다 받고 그라운드에 복귀했을 때에는 손가락질을 하거나 색안경을 낀 채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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