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콘 새 인기 코너 ‘핫 이슈’
개콘 새 인기 코너 ‘핫 이슈’
  • 이재경 기자
  • 승인 2015.04.27 18:1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데스크의 주장

이재경 부국장<천안>

KBS2 인기 프로그램 개그콘서트에 새 코너가 등장해 색다른 웃음을 주고 있다. 2주 전에 처음으로 등장한 ‘핫 이슈(Hot Issue)’다. 

이 코너는 이른 바 ‘낚시 기사’를 양산해내는 인터넷 매체와 그곳에서 일하는 수준 낮은(?) 기자들, 즉 ‘기레기(기자+쓰레기)’를 신랄하게 꼬집는다. 

첫 전파를 탄 지난 19일부터 반향이 좋았다. 이 매체의 편집국 부장(송준근 분)이 부하 기자들에게 이슈 거리를 가져오라고 닦달하자 기자들은 전혀 사실 무근인 기사들을 가공하기 시작한다. 

19일엔 인기 걸그룹 EXID 하니와 트로트 가수 설운도의 억지 열애설을 만들어내고, 26일엔 터무니없는 소녀시대 유리의 남자관계를 기사로 가공하려 해 웃음을 자아냈다. 심지어 이 회사 편집국에 걸린 사훈은 복사와 붙여 넣기를 의미하는 ‘Ctr C와 Ctr V’였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페이지뷰(Page View·접속자 검색 건수) 늘리기에 혈안이 된 이 회사 기자들의 좌충우돌하는 모습은 단박에 시청률을 끌어올리기에 충분해 보였다. 

10개 중 8개. 한 누리꾼이 인터넷에 올라오는 기사에서 ‘낚시 기사’의 비중을 이렇게 얘기했다. “제목만 보고 들어갔다가는 십중팔구 낚입니다. 조심해서 들어가세요.”라고.

자극적, 선정적인 제목을 다는 낚시 기법으로 이른바 페이지뷰 대박을 터뜨린 기사들을 볼까. 2012년 9월 한 축구전문 인터넷 매체는 ‘아이유, 바튼은 좋은 사람이야’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 순식간에 이 기사의 검색 순위가 상위권으로 올라갔는데 내용은 황당했다. 

모든 사람이 당시 최고 스타였던 가수 아이유를 떠올리며 기사에 접속했으나 이 기사의 아이유는 프랑스 축구팀 올림피크 마르세유의 공격수 안드레이 애유(Andre Ayew)였다. 축구 악동으로 유명한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조이 바튼이 같은 팀으로 이적하자 안드레이의 반응을 기사화했는데 제목을 엉뚱하게 달아 사람들을 낚아 버렸다. 더구나 그 Ayew란 성의 발음은 아이유가 아닌 ‘애유(㈖jjuː)’라고 해야 정확했다.

2011년 9월에는 이런 제목의 기사가 떴다. ‘애플, 2주 만에 반값으로 폭락’. 아이폰으로 돌풍을 일으킨 애플사의 관련 뉴스로 보였는데 독자들이 아이폰의 가격이 내려간 것으로 생각하고 기사에 접속했으나 결과는 황당했다. 서울 가락시장의 사과 10kg 1박스의 도매가격이 보름 만에 53% 폭락했다는 내용의 기사였다.

심각한 건 이런 낚시 기사에 소위 메이저 언론사들이 참여한다는 점이다. 

2013년 9월 네이버의 메인 화면엔 ‘40대 女, 승강기에 초등학생과 단둘이 있게 되자’라는 제목의 기사가 올라왔다. 누구나 선정적인 상상을 하게 만드는 제목이었다. 그러나 기사에 접속하니 이런 부제가 달렸었다. ‘인사했더니 그 학생도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며 고개 숙여’. 이웃간 인사를 잘하자는 취지의 기사에 엉뚱한 제목을 달아놓은 것이다. 이 기사는 국내 1위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신문사가 올렸다. 

언론사들이 페이지뷰에 목을 매는 이유는 광고 수주 경쟁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이런 부작용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낚시 기사를 여과하지 않고 내보내는 포털들도 문제지만 이를 감독해야 당국은 뭘 하고 있는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