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합수단 출범 1년…67명 구속·253억 환수
개인정보합수단 출범 1년…67명 구속·253억 환수
  • 뉴시스 기자
  • 승인 2015.04.19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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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로 출범 1년을 맞은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단장 이정수 부장검사)이 그동안 67명을 구속하고 253억원 상당의 범죄 수익을 몰수했다고 19일 밝혔다.

합수단은 개인정보 유출부터 활용까지 구조적인 단계를 파악, 이 중 정보를 범행에 이용하는 최종 단계를 집중 단속했다.

이를 바탕으로 홈플러스 경품 행사에 응모한 고객의 개인정보 등을 보험사에 팔아넘긴 홈플러스 전·현직 경영진과 보험사 간부를 기소하는 성과를 냈다. 게임아이템(게임머니)을 조작해 부당 이득을 올리는 이른바 '작업장'과 게임아이템 중개업체를 단속해 253억원을 환수하기도 했다.

합수단은 지난해 12월 큰 파문이 일었던 '한국수력원자력 원전 도면 해킹' 사건에서도 북한 해커 조직이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진 'kimsuky(김수키)' 계열 악성 코드와 구성·동작 방식이 거의 같은 점을 밝히는 성과도 올렸다.

◇ 67명 구속…253억원 환수

합수단은 1년간 총 222명의 범행을 인지하고 67명을 구속했다.

합수단에 따르면 개인정보범죄는 해킹·유출한 공급책이 판매·알선업자에게 정보를 넘기고, 이를 범죄에 최종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재판매하는 구조를 보이고 있다.

이 중 개인정보를 범행에 활용한 것이 161명(52명 구속)으로 가장 많았다. 판매상과 알선업자에 해당하는 불법 취득·유통이 55명(13명 구속)으로 그 뒤를 이었고, 정보를 해킹·유출한 공급책이 6명(3명 구속)이었다.

합수단은 지난해 4~11월 유출된 개인정보와 자동프로그램으로 게임머니를 조작, 이를 환전하는 '작업장' 53곳을 적발했다. 이곳에서 불법 환전한 돈의 규모는 역대 최대 규모인 1조원대에 달했다.

합수단은 범행을 눈감은 국내 최대 게임아이템 중개 업체 2곳도 함께 단속하고, 중개수수료 명목으로 받은 253억원을 모두 환수했다.

◇ 빼돌린 개인정보, 다양한 범죄에 사용…단속 결과 스팸문자 절반으로 '뚝'

합수단에 따르면 해킹 등으로 빼돌려진 개인정보는 보이스피싱과 스미싱, 신분증 위조 등 다양한 범죄에 활용된다. 휴대전화 불법 개통, 불법 자동이체, 게임머니 조작 등에도 개인정보가 이용된다.

기업의 고객을 유치하는 데도 개인정보가 불법으로 사용된다. 대리운전 업체가 스팸문자를 보내거나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고객 정보를 보험사가 사들여 마케팅에 활용하는 것이 그 예다. 대부업체가 대출을 유인하거나 인터넷 강의업체가 홍보하는 데도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적발됐다.

합수단은 불법으로 빼돌린 개인정보로 6000여대의 휴대전화를 개통한 사기범 46명을 단속하고 이 중 25명을 구속했다. 유출된 개인정보로 개통한 이른바 '대포폰'은 스팸문자를 보내는 데 쓰인다.

합수단의 단속과 이동통신사의 지능형 스팸차단 서비스 등으로 스팸문자가 대폭 줄어드는 성과를 거뒀다. 한국인터넷진흥원에 접수된 스팸문자는 지난해 상반기 704만건에서 하반기 307만건으로 56.4% 줄었다.

◇ 최종 단계로 갈수록 범죄 수익 급증

합수단에 따르면 개인정보범죄는 최종 단계로 갈수록 범죄로 얻은 이익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구조다. 부가가치가 붙기 때문이다.

공급책이 처음 유출하는 단계에서 개인정보는 1건당 수십원 단위에 거래된다. 1~2단계를 더 거치면 이 정보의 가치가 수십만, 수백만원으로 급증한다.

일례로 개인정보 판매 시장에서 떠도는 명단 중에는 인터넷 대부업체로부터 상담받은 사람들의 명단과 단기 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명단이 있다. 이곳에서 빼돌린 이름과 연락처, 대출 이력, 채무 상태 등 개인정보는 1건당 33~50원에 거래됐다.

이들 중 상당수가 파산 상태에 있을 것으로 보고 텔레마케팅 업자가 이 정보를 사들여 해당인에게 전화를 돌렸다. 이 중 개인회생 신청을 희망하는 사람 정보를 다시 추려 1건당 50만~60만원에 되팔고 1억5000여만원의 부당 이득을 챙겼다.

법무사사무실 사무장은 텔레마케팅 업자 등으로부터 개인정보를 사들여 1건당 150만~160만원 상당인 개인회생 사건을 불법 수임하고 25억7000여만원의 돈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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