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숙자기자의 이야기 있는 숲길
연숙자기자의 이야기 있는 숲길
  • 연숙자 기자
  • 승인 2006.10.26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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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온 뒤 깊어가는 가을
가을 단비가 내렸습니다.

가뭄으로 자잘하게 갈라진

대지의 틈새를

가을비가 봉합해 갑니다.

단절된 공간이

서로 하나 되는 시간입니다.

그래서 갈증은

고마움과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합니다.





갈증의 가을을 보낸 구절초도

흠뻑 비를 맞고 일어섭니다.

단아한 꽃빛과

그윽한 향기로 사랑받는 구절초,

아홉 절기를 지나고

목마름의 시간을 지나야만

빛과 향을 품을 수 있음을

가을이 말해줍니다.





묵묵히

한 자리를 지키고 사는 나무도

가을을 피해 갈수 없습니다.

계수나무,

가지마다 풍성했던 잎들은

가을사랑처럼 달콤한 향기로

떨어져 내리고 앙상한 모습으로

가을을 지나고 있습니다.





비가 몰고 온 바람으로

길거리는 낙엽이 뒤덮습니다.

결 따라

흩어지는 낙엽들.

우르르 몸살 앓듯 거리로 밀려나

눅눅하게 쌓입니다.

떨어짐과 버림, 두 명제만으로도

가을은 깊어갑니다.

사유도 깊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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