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빵 뺑소니 사건이 공권력에 던지는 메시지
크림빵 뺑소니 사건이 공권력에 던지는 메시지
  • 충청타임즈 기자
  • 승인 2015.02.02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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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설이지만 만약 이번 뺑소니 사건이 이른바 ‘크림빵 사건’으로 비화되지 않았다면 그 전개과정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렀을 지도 모른다. 경찰의 초등수사에서 드러났듯이 가해 차량의 확인이 쉽지 않아 자칫 미제사건으로 묻힐 공산도 컸다.

모든 사고와 사건은 그것의 사회적 반향과는 상관없이 당사자들에겐 말없는 숱한 고충과 아픔 그리고 애환을 가져 오게 된다. 이번 사건에서도 입증됐지만, 일반인들이 받아들이기에는 늘 주변에서 일어날 수 있는 그저 그러한 뺑소니 사고였을망정 그 곳엔 두 가정이 겪거나 또 앞으로 헤쳐나가야 할 엄청난 시련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언론의 노력과 관련 보도를 접한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이번 사건의 본질을 세상에 알리게 됨으로써 크림빵 사건은 결정적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됐다. 뺑소니 뿐만 아니라 다른 사건에서도 언론과 시민, SNS 그리고 경찰이 이처럼 공동의 전선(?)을 구축해 나선 것은 전례가 없다. 때문에 앞으로는 수사기법과 관련해서도 이번 사례는 필히 연구 검토될 필요성마저 제기된다.

한 가지를 더 지적한다면 이번 크림빵 사건은 서민들이 살아가면서 항상 경험하고 부딪치는 공권력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케 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이다. 하마터면 묻힐 뻔한 사건이 전국을 들썩이게 하며 해결을 맞이하기까지는 어쨌든 난데없는 수사본부까지 차린 공권력의 역할이 절대적이다.

그것이 여론에 밀려 어쩔 수 없이 이뤄진 조치였을 망정 수사당국이 일개 사건에 대해 그처럼 결기를 곧추세우고 접근하는 순간, 많은 국민들은 이 사건에 관한 관심 못지 않게 모종의 위안까지 느꼈던 것이다. 다름아닌 그 순간 만큼은 이 나라 공권력이 국민들의 아픔과 함께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국가에 대한 국민들의 믿음은 결코 다른 데서 나오는 게 아니다. 내가 어려울 때 이를 토로하고 기댈 수 있다는, 가장 기본적인 신뢰감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민원인들은 자기가 방문한 동사무소의 말단 직원이 무심결에 던지는 인사말 한 마디에도 감동한다. 만약 사건, 사고를 당하거나 무슨 쟁송에 휘말려 관련 기관을 방문한 사람이 그곳 직원들로부터 진심어린 관심과 위로를 받는다면 아마도 그는 평생 이를 잊지 못할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소중하게 여겨야 할 공권력이고, 그러기에 바로 서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지금 이 시간에도 공권력의 정당한 관심을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들이 전국에 수도 없이 많다. 크림빵 사건은 이러한 간절함이 도처에 넘쳐나고 있음을 실체적 사실로써 입증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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