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사 설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10.25 09: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프랑스는 왜 한국을 믿지 않았는가
2006년 여름에 일어난 서래마을 영아 살해사건으로 한동안 한국과 프랑스간에 긴장이 팽팽했다. 특별한 사건이어서도 그랬지만, 한국의 수사를 프랑스가 믿지 않았기 때문이다. 명약관화한 과학적인 결과를 믿지 않은 프랑스는 분명히 큰 오류를 범했다.

문제는 왜 프랑스인들이 한국을 믿지 않으려 했는가 하는 점이다. 프랑스는 다른 국가를 믿지 않은 것이 아니라 한국을 믿지 않은 것이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이것은 식민주의적 발상이고 인종차별적 태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 한 번에 프랑스를 믿도록 만들지 못한 책임이 한국에 있음을 부인(否認)할 수 없다. 한국인이 언제나 정직했다면 그런 일이 있겠는가. 단지 경제적으로 후진국이라고 해서 불신을 받는 것이 아니다. 가난하고 후진적이라고 하더라도 국제사회에서 신뢰할 만한 정직성을 인정받았더라면 결코 그런 일은 없었을 것이다.

이 대목에서 황우석 사태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지난 2005년에 황우석 사건은 지구촌의 주요 뉴스였고, 사기극을 벌인 인물을 옹호하는 한국인의 태도 또한 세계적인 주목거리였다. 그런 태도는 국가와 민족을 번영하도록 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와 민족을 망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이번에는 서래마을에 영아 살해 사건이 벌어졌다. 한국수사기관은 과학에 근거하여 명확하게 사실을 밝혀냈다. 그렇지만, 프랑스는 믿지 않았다. 황우석과 같은 인물과 그를 옹호한 한국인을 그 누가 쉽사리 믿으려고 하겠는가 이 두 사건은 상동성(holomology)이 있다. 둘 다 세포와 관련되어 있는 과학의 영역인 것이다. 그러니까 한국인들은 불과 몇 달 전에 전세계를 대상으로 거짓말을 한 과학자를 옹호하고 나서 몇 달 후에 과학적 결과이니 믿어달라고 한 셈이다. 이번에는 웃음거리가 되지 않고 과학적인 사실을 세계에 알린 한국 수사기관의 노력이 빛났다. 너무나 감정적이고 너무나 비이성적인 한국인들의 태도는 신뢰를 받기에 부족하다. 정직과 정확이야말로 이 시대 한국인이 가져야 할 미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