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규 시인의 문학 칼럼
김창규 시인의 문학 칼럼
  • 충청타임즈
  • 승인 2006.10.19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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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의 지하철
오늘의 한국 사회는 분단이후 최대의 위기에 직면에 있다. 북한이 지난10월 9일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산 360m 지하수평 갱도에서 핵실험 진도 3.58 지진도가 감지되었다.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한 것이다. 곧 조선중앙통신은 핵실험을 공식 발표하였다.



이번 핵실험이 있던 날 노무현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총리가 회담을 했다. 두 정상은 핵실험 사태에 대한 대응 방향에 대해 이견이 없었다. 그리고 국제사회와 조율하면서 전략적 대응을 하기로 했다고 언론은 보도한 바 있다.



그런데 회담이 끝난 후 일본은 미국보다 더 강경한 입장을 발표하고 연일 그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일본은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북한의 선박 등의 출입을 금지하는 조치를 유엔에 요구하고 있다.





어제 서울의 흥사단 본부에서 시민사회단체로서는 처음으로 핵실험에 대한 대책 모임이 흥사단 통일운동 본부 주체로 성일권 전 통일부 기획홍보팀장의 발제로 '북핵긴급간담회'가 있었다.



이 자리에 참여하여 토론을 하고 왔지만, 지금 우리에게는 핵 앞에 아무대책이 없다고 하는 것이다. 모든 보수 언론들이 북한을 비난하고 노무현 정부를 규탄하는 사설과 칼럼으로 온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이런 때 흥사단은 정확한 결론을 내리고 있었다. 흥사단은 그래도 통일이 중요하고 이 일을 위해서 하던 사업과 일을 계속해 나가는 것이 대책이라면 대책이라는 결론이다.



누가 뭐라고 하더라도 통일을 위한 사업은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누구나 예전 같으면 전쟁이 터질거라고 라면이나 생필품 사재기가 극성을 부렸다. 그런데 우리 국민들은 너무 차분하다. 정치권과 일부 보수신문 보수단체! 들만 연일 난리다.



평양에 가서 지하 100m 아래로 달리는 지하철을 타 본 사람이라면 평양에 지하철은 그 깊이가 우리나라의 전철보다 세배나 지하로 깊게 달리도록 만들었을까 하는 것을 금방 알게 된다. 평양의 지하철역은 아름답다. 호화로운 전등과 깨끗한 그림들이 벽에 그려져 있다.



북한은 6·25전쟁 때 미군 폭격기의 융단폭격으로 평양이 쑥대밭이 되었다. 모든 건물과 시설물이 완전 파괴되었다. 그 수 없이 화려하고 많던 교회 건물도 완전 파괴되었다. 남은 건물은 보통문과 은행 건물 두 채 밖에 남지 않았다. 그 때의 공포를 평양 사람들은 아직도 가지고 있었다.



평양 지하철은 1호선과 2호선 두 개가 있다. 짧은 구간이긴 하지만 지하철을 타본 것은 좋은 경험이었다.



지하철 안에서 사진도 찍고 남쪽에서 간 작가들과 웃고 떠들고 농담까지 주고 받으며 지하철을 탓던 일은 잊혀지지 않는다. 평양의 지하철은 전쟁이 일어나면 평양시민이 안전하게 피할 대피시설이었다. 바로 거기서 남쪽의 작가들이 머무는 고려호텔까지는 불과 걸어서 5분 거리 정도였다.



평양에 가서 지하철을 타보고 느낀 것은 평양시민들이 미국과 전쟁을 얼마나 두렵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북쪽은 살아남기 위해 한 쪽으로는 미국과 양자간 평화협상을 계속 요구하였고 다른 한 편으로는 핵과 미사일을 개발해 왔다.





잘 알려진 바로 70년대까지는 북이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에 직면하지 않았지만 김일성 사망 이후 미국의 봉쇄로 경제상황은 더욱 악화 되었고 최악이었다. 영변 원자로 문제로 1994년에는 한 때 전쟁의 위기가 감돌기도 했다.



지미 카터 대통령과 김대중 대통령이 나서서 위기를 가까스로 막았다. 클린턴은 북한의 핵 보유가 임박했음을 알았다, 핵무기 생산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은 식량과 중유를 지원하면서 북한을 핵무기확산금지조약에 서명하도록 하고 달래어 왔지만, 부시의 정책 변화로 탈퇴하고 6자회담도 거부하며 미국과 양자간 회담을 거듭 요구 하였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북을 테러국가 악의 축이라며 무시하고 강경정책 일변도인 금융제재로 북과의 거리를 더 멀게 하였다. 그 결과 벼랑에 몰린 북은 핵실험을 강행 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었다.

만약 북이 핵무기가 없었다고 가정하면 미국은 이라크를 폭격하듯이 북한을 공격했을 것이다. 살상무기가 발견되지도 않은 이라크가 희생의 재물이 되었다. 북한에 엄중 경고한 전쟁이 이라크 전쟁이다. 그 결과 이라크는 수십만이 다치거나 죽었다.





평양의 지하철은 오늘도 변함없이 운행되고 있겠지만, 만약 전쟁이 일어난다면 멈출 수밖에 없는 운명에 놓일 것이다. 남쪽의 지하철은 깊이도 더 얕고 철판의 두께도 약하다. 폭격을 당한다고하면 엄청난 피해가 일어날 것이다. 보수신문들은 서울에 이번 핵 실험한 폭탄이 떨어진다면 어떻게 될까하는 상황도 그려보며 보도하고 있다.



청주도 안심할 수가 없다. 열화우라늄 탄이 있는 이 곳도 전쟁이 나면 안심할 수가 없는 곳이 될 것이다. 미국과 일본이 연합하여 북한을 공격하여 전쟁이 일어난다면 평양의 지하철만 멈추는 것이 아니라 남쪽의 모든 지하철이 멈추고 파괴 될 것이다. 북이 핵실험을 했다.



그것이 가짜핵실험인지 진짜 핵실험인지 가늠키 어렵다고 미국은 말하지만 사실로 인정하기 싫은 까닭이다. 북이 핵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이런 때 문학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시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시인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우리는 정말 이 위기의 때에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평화를 기원하는 기도 밖에는 할 수 없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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