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수중보 공회전만 되풀이
단양수중보 공회전만 되풀이
  • 정봉길 기자
  • 승인 2014.11.16 17: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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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공, 시공방법 수차례 변경 불구 진척 없어

설계미숙 일부 인정 … 주민들 실망감만 커져
단양수중보 건설사업이 수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안갯속이다.

한국수자원공사(이하 수공)는 수중보 시공방법을 수차례 변경하면서까지 끝없는 장미빛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좀처럼 진척되는 기미는 없다.

수공은 이렇게 수년동안을 헛다리만 짚고 다녔지만, 이에 따른 어떠한 책임여부도 따르지 않았다. 사업이 답보상태에 빠지면서 단양군민들의 실망감도 점점 커지고 있다.

일부 군민들은 시공사의 기술부족과 수공의 안일한 태도를 원인으로 꼽고 있다.

수공에 따르면 단양수중보는 올해 10월 기술심의를 통과한 ‘벽강관형 가물막이’공법을 적용한다. 이 공법은 대형강관을 암반까지 근입해 연결하는 공법으로, 홍수기 빠른 유속에도 견딜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수공 측은 앞으로 충주댐의 수위 상승으로 시공이 불가한 기간을 고려해 적당한 규모의 5개블럭으로 나눠 시공할 방침이다. 본 구조물은 오는 2016년에 완성될 전망이다.

그러나 3년 넘게 표류해온 수중보 사업에 대해 군민들은 신뢰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수중보건설은 당초 ‘1열 강널말뚝’공법으로 시공했다.

이 공법은 뚝을 쌓아 말뚝을 박고 물막이를 한 후 내부의 물을 퍼내면서 시공한다. 그러나 2012년 7월 집중 호우 시 가물막이가 유실돼 시공사인 삼부토건은 170억원의 손실을 봤다. 강물의 수위와 물살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공사를 강행한 것이 화근이 된 것이다.

다시 말해 설계부터 문제점이 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되자 삼부토건은 ‘PC블럭공법’을 추진했다.

이 공법은 가물막이 없이 육상에서 블럭을 제작해 수중에 거치하고 그 내부를 콘크리트로 채우는 공법이다. 수공 측과 삼부토건은 이 공법을 배우기 위해 실사단을 꾸려 미국까지 다녀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 공법은 환경청에서 환경오염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무산됐다.

이처럼 단양수중보 건설사업이 수년째 공회전만 뒷풀이 되자 수공 측과 시행사는 난감해 했다.

그렇게 고심 끝에 결정한 것이 바로 ‘벽강관형 가물막이’공법이다.

이 공법의 최대 단점은 많은 공사비용과 바다에서 주로 쓰인다는 점이다. 특히 강물에서는 처음으로 시공되는 것이어서 성공여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200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보고서야 왜 이제와서 이 공법을 선택했는지에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더욱 우려가 되는 것은 수공 측이 자신하던 이 공법 마저 무산된다면, 현재로서는 사업추진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주민 김모씨는 “내년이면 준공돼야 할 수중보가 몇년째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수공측이 이렇다 할 대안을 찾지 못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수공 측은 당초 설계의 미숙한 점을 일부 인정했다.

수공 측 관계자는 “당초 시공한‘1열 강널말뚝’방법은 통상적으로 쓰이는 공법이다. 그러나 천재지변으로 어쩔 수 없이 ‘벽강관형 가물막이’공법을 쓰게 됐다. 강물의 유속 등을 고려치 않고 설계를 한 것은 미숙했다”고 말했다.

삼부토건 관계자는“공법이 바뀌면서 손실이 너무 크다. 군민의 숙원사업인만큼, 공기를 최대한 앞당기겠다”며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한편 단양수중보 건설사업은 지난 2011년 5월 공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다음 해인 2012년 7월 집중호우로 인해 임시 물막이가 유실되는 등 현재까지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이 사업에는 총579억원이 투입된다.

/단양 정봉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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