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금 반기문인가?
왜 지금 반기문인가?
  • 연지민 기자
  • 승인 2014.11.02 1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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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의 주장

연지민 취재3팀장 <부장>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인기가 수상하다. 국내 정치권을 떠나있음에도 반기문 총장의 인기는 고공행진이다.

이는 지난달 차기 대선후보를 묻는 한 여론기관의 조사에서 40%에 가까운 지지를 받은 것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내 정계 인물도 아닌 반 총장이 추석 이전부터 발표된 대권주자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부동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대선을 3년 남겨둔 상황에서 실시한 여론 조사이고 보면 그 의미가 미미하다 할 수 있겠지만, 그의 인기는 벌써 정가에서 태풍의 눈이 될 조짐이다.

국민 호감도가 높은데다 현 정치권 인물들을 모두 제치고 가장 높은 지지도를 얻고 있기 때문이다. 지지율도 몇 배의 격차를 보이고 있어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국민의 폭넓은 지지가 ‘반기문 대망론’을 부상하게 하고 있다.

기민한 정치권에서 이를 놓칠 리 만무하다. 여야를 막론하고 반기문 총장을 향해 애정을 쏟고 있다. 여권은 차기 주자에 대한 인물난 속에 친박과 비박 진영의 묘한 감정기류까지 겹쳐 반 총장을 차기 대권주자로 끌어오려 하고 있다.

야권 역시 마찬가지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외교·안보특보와 외교통상부 장관을 지낸 반 총장의 이력을 들어 내 사람으로 도장 찍기에 나서고 있다. 야당의 고문들이 영입에 환영 입장을 표하는 것을 보면 여권과 비슷한 처지로 보인다.

이처럼 여론조사를 바탕에 둔 반 총장의 인기는 정치권으로부터 대권주자 1순위 반열에 오르며 러브콜을 받고 있다. 국민의 지지층을 생각하면 여도 야도 놓칠 수 없는 대어임이 분명하다.

정가와는 다르지만, 충청도의 기대감도 높다. 충북 음성 출신으로 충청권 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을 배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 총장의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충청도 특유의 온화한 이미지는 갈등을 봉합할 수 있는 리더로서의 모습으로 비쳐 대망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단순히 ‘우리도 한번 대통령을 배출하자’가 아니라 꼬인 대한민국을 풀어줄 리더로서 반 총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것이다. 또 계파를 초월해 화합의 정치를 보여줄 인물이라는 점도 대권 후보로 꼽는 이유다.

이슈의 중심에서 정작 반 총장은 정계 진출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유엔사무총장의 임기가 2016년 말이고, 차기 대선이 2017년 말이란 점에서 대권 도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문제는 열망에 가까운 ‘반기문 대망론’의 정체다. 일각에선 이미지 정치에 대한 국민 기대감이라고 말하지만 이 현상의 기저를 외면하고서는 대한민국이 바르게 설 수 없기 때문이다.

왜 반기문인가도 중요하겠지만, 왜 이런 현상이 차기 대권이 3년이나 남아있는 지금에 일어나는가에 대한 분석과 해법 찾기에 나서야 한다.

박원순 시장과 안철수 국회의원에 대한 기대의 바람이 반 총장에게로 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늘 한국 정치의 현재를 다시금 점검해야 할 것이다.

국민의 열망은 새로운 정치다. 구태를 벗고 거듭나는 정치를 시작하길 바라는 요구다. 대통령 한 사람이 국가를 변화시킬 수 없지만, 지도자의 리더십이 국가를 변화시키는 힘을 발휘할 수 있음을 간절히 표현하는 것이다.

기성정치에 대한 국민 불신과 혐오, 기본이 무너진 한국 사회에서 국민은 믿고 따를 만한 진정한 리더를 열망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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