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숲의 가치, 제대로 알고 활용하자
산과 숲의 가치, 제대로 알고 활용하자
  • 연규덕 <증평군 산림공원사업소 산림팀장>
  • 승인 2014.10.09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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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연규덕 <증평군 산림공원사업소 산림팀장>

가을 바람이 불면서 산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주말이 아니더라도 등산복 차림의 사람을 만나는 일은 어렵지 않다. 사계절 중에서도 곱게 단풍든 가을산의 아름다움은 등산 족이 아니더라도 산을 찾게 한다.

충북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 계절마다 운치를 더해준다. 아름다운 경관에 끌려 산을 찾는 이가 많지만, 산이 주는 가치는 경관 이상으로 크다.

사계절의 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산은 철 따라 옷을 갈아입는 패션모델이다. 생강나무, 산수유 꽃이 피는 봄은 노란 옷, 녹음 우거진 여름은 초록 옷, 단풍드는 가을은 빨간 옷, 흰 눈으로 덮인 겨울은 흰 옷으로 갈아입는 산은 톡톡 튀는 패션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산은 풀과 나무가 어우러진 식물원이다. 금낭화, 원추리, 할미꽃 같은 야생화와 조팝나무, 국수나무, 산철쭉 같은 관목류, 소나무, 참나무, 낙엽송 등 교목류들이 제각각 개성을 뽐낸다. 누군가가 일부러 만들지 않아도 스스로 조화를 이루고 있는 산은 아름다운 식물원이다.

산은 크고 작은 동물들이 뛰어노는 동물원이다. 산토끼, 다람쥐, 고라니, 멧돼지가 먹을 것을 찾아 뛰어다니고, 뱀, 두더지, 들쥐들이 땅 위와 밑을 기어다니며, 벌, 나비, 잠자리가 숲 속을 날아다니는 산은 볼거리가 가득한 흥미로운 동물원이다.

산은 다양한 운동시설이 갖춰진 놀이공원이다. 임도를 따라 자전거타기, 능선을 따라 하이킹하기, 바위에서 암벽타기, 나뭇가지에 매달려 철봉하기처럼 개인의 취향별로 즐길 수 있는 산은 즐거운 놀이공원이다.

산은 맛있는 먹을거리가 나오는 농장이다. 새봄이 되면 취나물, 홑잎, 두릅, 다래순, 고사리 같은 향기로운 산나물이 올라오고 여름과 가을이면 으름, 다래, 산수유, 도토리 등 예쁜 산열매가 주렁주렁 달리는 산은 풍성한 농장이다.

산은 웃음과 휴식이 있는 찜질방이다. 가족과 친구와 연인들이 햇살 가득한 숲 속에서 편안하게 누워 삼림욕을 하며 정담을 나누고 웃음꽃을 피우는 산은 자연이 선물한 찜질방이다.

이처럼 다양한 가치를 지닌 산은 우리 고장의 소중한 자연환경자원 중 하나다. 복잡한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산과 숲은 휴식과 힐링 공간이 되어주기도 하고, 어린이들의 교육공간으로도 활용된다. 또한, 고령화시대에 노인분들에게 편안함을 주는 산은 경제적 부담없이 건강을 위한 공간으로 이용되고 있다.

민둥산에 나무 심기를 권장하던 정책에서 출발해 경제수 조림으로 변한 산림정책은 이제 국민의 삶의 질을 생각하고 환경을 보전하는 정책으로 전환해 가고 있다. 특히 환경문제가 국가를 뛰어넘어 지구촌 문제로 인식되면서 산과 숲의 가치는 더없이 강조해도 부족하다 하겠다.

울긋불긋 아름다운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10월이면 산을 찾는 등산객들도 많아진다. ‘아름다운 대한민국의 산하’란 말을 실감할 정도로 시원한 바람과 나무마다 제 색깔로 단풍드는 가을산의 모습은 그 하나로도 절경이다. 이 아름다움을 먼 미래 후손들에게 물려줄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산과 숲의 가치를 알고 제대로 활용할 때 자연도 사람도 상생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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