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타령축제에 햄버거 가게가 웬말
흥타령축제에 햄버거 가게가 웬말
  • 이재경 기자
  • 승인 2014.10.06 1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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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주장
# 1년 전쯤 국내 패스트푸드점들의 매출이 일시적으로 뚝 떨어진 때가 있었다.

한 종편 채널의 시사 고발 프로그램에서 햄버거의 문제점을 파헤쳤는데 시청자들이 큰 충격을 받았다. TV를 봤던 사람 중 햄버거를 먹지 않겠다고 다짐한 이들이 수두룩했었다.

방송 내용을 되짚어보면 비위생적인 주방 관리 상태에다 맨손으로 음식 재료를 만지면서 햄버거를 만드는 직원들, 시커멓게 변한 폐식용유에 튀긴 감자 등. 제일 심각한 건 햄버거의 성분이었다. 소고기 햄버거에 닭이나 돼지고기가 섞이는 것은 예사이고, 한우 햄버거에 한우가 들어 있지 않았다. 

특히 햄버거의 주 재료인 패티(Patty)의 성분에 심각한 문제점이 발견됐다. 고기 외에 30여종의 첨가물이 들어가는데 인체에 해로운 성분이 포함된 첨가물들이 다량 포함돼 있었다. 

대표적인 게 폴리인산나트륨. 보수성(保水性) 증강제로 쓰이는 이 첨가물은 뼈의 성장에 유해한 성분을 함유해 어른들에게는 골다공증을, 청소년에게는 발육 장애를 유발한다. 

이 밖에도 사람의 염색체에 해로운 영향을 끼치는 소르빈산칼륨, 발암성 물질로 선진국에서도 꺼리는 안식향산나트륨 등 햄버거 패티에 들어간 첨가물들은 그야말로 문제투성이였다. 

상온에서 3개월이 지나도 썩지 않은 이른바 ‘방부제 햄버거’도 소개됐다. 왜 햄버거가 외국에서 정크푸드(Junk Food)-쓰레기 음식-으로 불리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 프로그램이었다.

# 지난주 열린 2014 천안흥타령춤축제 주무대인 천안삼거리공원에 난데없이 패스트푸드점이 등장했다. 1987년 처음 축제가 시작된 지 27년 만에 처음이다. 

장사는 아주 잘 됐다. 개점 6일 동안 연일 장사진을 이뤘다. 청소년들이 ‘북적대는’ 축제장내 또 다른 축제장인 ‘대통령배 아마추어 e스포츠 대회장’앞에 자리를 잡았는데 햄버거가 없어서 못 팔 지경이었다. 축제에 부모들의 손을 잡고 따라나선 어린이들, e스포츠 대회장에서 게임을 하러 나선 청소년들이 모두 일등 고객들이었다.

소문에 따르면 이곳은 하루 평균 2000개의 햄버거를 판매, 행사 기간 중 매출액이 5000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6일 동안 주최측에 내는 임대료가 200만원에 불과하니 인건비·시설 투자비 몇십%를 제하더라도 업주로선 대박 장사를 한 셈이다.

궁금해서 주최측에 패스트푸드점을 입점시킨 이유를 물어봤다. 돌아온 답이 너무 ‘순진’했다. ‘청소년 기호 식품이고 축제에 참가한 외국인들이 선호하기 때문엷라는 답이 전부였다.

패스트푸드의 문제점은 누구다 다 알고 있다. 대표적인 7가지가 칼로리 과다, 포화·트랜스 지방, 콜레스테롤, 소금(나트륨), 식품첨가물, 비타민과 무기질 부족 등.

그러나 가장 심각한 건 중독성이다. 어릴 때부터 밥에 익숙해진 어른들이 어쩌다 한 번씩 먹는 햄버거가 인체에 치명적일 리는 없다. 하지만, 어릴때부터 중독되는 것은 큰 문제다. 

미국인들의 비만을 초래한 주범이 햄버거라는 것은 이미 익히 전 세계가 알고 있는 사실. 우리 아이들이 유해 첨가물의 성분 표기 조차 않은 프랜차이즈 햄버거에 중독되는 것은 막아야 하지 않을까.

1년 후 또 열릴 축제에서 햄버거 가게 영업은 심각하게 재고해야 한다. 신선한 재료의 ‘착한 수제 햄버거’라면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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