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우교육호’ 출범에 부쳐
‘김병우교육호’ 출범에 부쳐
  • 김기원 <편집위원·문화비평가>
  • 승인 2014.06.30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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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논단
김기원 <편집위원·문화비평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김병우 충북교육호가 드디어 오늘 출범한다.

지난 6.4지방선거에서 44.5%를 획득해 히로인이 된 김병우 당선인이 충북교육감에 공식 취임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이나 자치단체장이 취임하면 당적과 관계없이 국가와 지방정부를 대표하듯, 김 교육감 또한 전교조나 진보를 대표하는 교육감이 아니라, 충북교육 전체를 대표하는 교육감으로 기능하게 된다.

그러므로 취임한 대통령과 단체장들의 철학과 노선을 국가공무원과 지방공무원들이 따르는 것처럼, 충북교육청 공무원들도 싫든 좋든 도민들이 선택한 김병우 교육감을 잘 보좌해 충북교육을 반석위에 올려놓을 책무가 있다.

그게 바로 민주주의 원리이고, 시대정신이니 당연지사다.

그가 전교조 지부장 출신이든, 해직교사 출신이든 도민의 선택은 신성하고 지엄하기 때문이다.

오늘부터 충북교육에 대한 무한책임이 그에게 부여되었다.

유치원을 비롯한 초·중·고등학교 교육의 명암과, 학생과 교사는 물론 교육가족들과 학부모들의 행복지수가 그의 양어깨에 달려 있음이다.

김 교육감은 당선 후 교육감인수위원회 활동과 보수층 끌어안기 등의 광폭활동을 전개해 왔다.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접하며 많은 생각들을 정리했을 것이다.

김대성 부교육감을 비롯한 교육청 간부들의 일련의 명예퇴직 파동과 법원의 전교조 법외노조 판결, 그리고 이로 인한 일부 전교조 교사들의 조퇴투쟁 등을 지켜보면서 교육계에 잔존하는 보혁갈등과 진보적 교육관에 대한 불신, 우려에 대해서도 깊은 성찰을 했으리라.

교육은 국민의 기본의무이자 국가의 백년대계다.

그런 만큼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교육, 특히 공교육이 특정 정파나 집단의 전유물이 되어선 안 된다. 특정주의나 이념의 확산과 재집권을 도모하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일은 더더욱 없어야 한다. 교육은 언제나 교육다울 때 꽃피고 열매 맺기 때문이다.

보수와 진보는 선악과 진위의 문제가 아니라, 다름과 차이의 문제이다. 더 이상 흑백논리에 사로잡혀 있으면 미래가 없다.

다름과 차이를 서로 인정하고 공동의 선과 참을 찾아 상생하고 공영할 때 사회는 성숙하고 발전함을 선진국은 웅변하고 있다.

이처럼 김병우 교육감이 추구해 나갈 교육철학과 교육현장에 상생과 공영의 정신이 녹아있으면 교육가족은 물론 도민 모두가 안도하고 박수를 칠 것이다.

교육은 돈과 물자와 인력을 투입하면 가시적 성과가 바로 나오는 SOC사업이 아니다. 그러므로 첫술에 배 부르려 하지 말고, 민주적 절차와 정당성을 확보한 후 차근차근 추진해야 한다.

교육은 소통이다. 선생님과 학생들의 진정어린 소통이 참교육의 시작이듯, 교육감은 교육을 둘러싼 제 환경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또 소통해야 한다. 앞으로 ‘소통 담당관’을 두고 ‘열린 교육감실’을 운영한다 하니 기대가 된다.

김병우 교육감은 중등교사로 25여 년 간 재직했고, 전교조 활동을 하면서 교육현장의 단맛 쓴맛을 모두 맛본 현장 교육자다.

뿐만 아니라 4년 전 선거에선 이기용 전 교육감과 맞붙어 34.2%를 득표하는 저력을 보여주었고, 충북도교육위원과 전국교육자치포럼 공동대표도 역임한바 있어, 내공이 탄탄하게 쌓인 준비된 교육감이라 할 수 있다.

김 교육감이 주변의 우려를 불식하고, 산적한 교육현안을 잘 풀어 가리라는 희망 섞인 기대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나 ‘김병우교육호’의 변화와 혁신의 길은 험난하다. 도처에 거센 역풍과 암초들이 널려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김 선장은 추상같은 자기절제와 헌신으로 유능하고 관록 있는 항해사와 기관장, 조타수들의 헌신을 이끌어 내야 한다.

‘김병우교육호’의 행복교육! 시작은 미미할지라도, 그 끝은 창대하기를 축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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